해양수산부의 고위 관계자는 23일 "여수세계박람회장 자리에 국내 아울렛 업체보다 할인율이 높은 초저가 명품 아울렛 업체들을 유치하기 위해 해당 업체들과 여러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쇼핑 천국 홍콩이나 싱가포르에서 성업중인 초저가 명품 아울렛은 기존 아울렛보다 할인율이 높아 비교적 먼 거리에 있는 고객들도 끌어 모을 만한 매력이 있다는 것이 해수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수부가 접촉하고 있는 업체는 외국 국적의 아울렛 업체인데 이 업체는 국내에는 아직 들어오지 않은 상태다.
해수부는 이들 초저가 명품 아울렛 업체 외에도 테마파크와 키즈타운 등 해외 5개 업체와도 접촉을 하고 있고 국내 업체 3~4개에도 투자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상태다.
해수부의 이런 노력은 임대 방식을 통해 여수박람회장의 사후 활용도를 높여 보자는 생각이 깔려 있다. 하지만 해수부의 계획이 실현되려면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여수박람회장 사후활용계획을 변경해야 한다. 기존 사후활용계획에는 여수박람회장 매각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사후활용계획은 기획재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장관과 지방자치단체장, 전문가 등 약 20명으로 구성된 국무조정실 소속 여수세계박람회사후활용지원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특히 정부 재정을 담당하는 기재부는 사후활용계획 변경의 키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각에서 임대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여수박람회가 정부에 지고 있는 3,846억원의 빚 상환을 유예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기존 안대로 박람회장을 매각한다면야 바로 빚을 갚을 수 있지만 임대할 경우 한 번에 이를 상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해수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재부와 함께 임대를 통한 상환 모델에 대한 연구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이를 참고해 여수박람회장 처리 방안이 확정되는 데에는 대략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수세계박람회재단은 2012년 9월 26일과 2013년 7월 12일 두 차례의 매각 공고를 냈지만 투자자를 찾지 못했다. 1차 매각 때에는 박람회장 부지와 시설을 일괄적으로 매각해 대금을 납부하도록 한 것을 2차에서는 구역별 분할 매각, 분할납부로 조건을 크게 완화했지만 단 한 곳도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여수세계박람회가 열렸던 지난 2012년 정부지원위원회를 통과한 당시 국토해양부의 여수박람회 사후활용 방안에 따르면 박람회 부지의 사후활용의 경제적 효과는 36조5,000억원, 고용 창출 효과는 3만4,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