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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관계 냉기류 속으로
입력2010-12-22 18:08:58
수정
2010.12.22 18:08:58
어선 침몰에 中 "한국 책임"…북핵 놓고 한국 "中 권위 추락"
중국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감싸고 돈 데 이어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까지 언급하자 정부는 중국의 태도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면서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18일 서해상에서 중국 어선이 우리 해경의 단속 과정에서 침몰해 중국 어민이 사망한 사건이 외교문제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래저래 한중 관계는 1992년 수교 이래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 어선 침몰과 관련, 외교부의 한 당국자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건은 불법 조업으로 의심되는 중국 어선이 우리 해경의 정선 명령을 따르지 않고 도주하다 발생한 것"이라며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 처리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中 어선 침몰 '제2의 센카쿠(댜오위)' 사태되나=전북 군산시 옥도면 북서방 72마일(116㎞) 해상에서 중국 어선 요영호(63톤급)가 불법 조업을 단속하던 우리 해경경비함을 들이받아 전복되면서 선원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18일 발생했다. 이에 대해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21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측 책임과 인명ㆍ재산 피해 보상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정부는 해경의 단속이 우리 측 배타적경계수역(EEZ)에서 이뤄졌으며 국제법상 정선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고 도주한 중국 어선에 일차적 책임이 있고 단속행위는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는 이번 사건이 외교문제로 비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9월7일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釣魚島) 인근 해상에서 중국 어선이 일본 해상 경비정을 들이받아 선장이 억류되면서 커다란 중ㆍ일 갈등으로 비화한 사건과 같이 확산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한중 간 갈등의 이면에 일본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확대 해석의 여지가 없진 않지만 장 대변인의 자국 어선 침몰사건 언급은 준비된 '스테이트먼트(Statementㆍ성명)'가 아니라 일본 기자의 질문에 답하던 과정에서 나왔다. 물론 한중 간의 문제에 대해 제3국 기자가 질문하는 것이 특별히 이상할 것은 없지만 최근의 기류에 편승해 중ㆍ일 간 센카쿠 갈등을 떠올리면 질문의 의도에 갖가지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북핵, 극명한 시각차… 정부 '핵개발 허용하란 말이냐' 불쾌=북핵 문제는 더 심각하다. 같은 날 장 대변인은 "북한은 핵을 평화적으로 이용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미가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허용에 비핵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라고 요구한 것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중국이 지금 상황에서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한을 이야기하면 핵개발을 허용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북핵 6자회담 의장국으로 중국의 권위와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회담 재개상황이 더 어렵게 됐다"고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최근의 두 사건이 한반도 긴장고조와 관련해 동북아에서 남북한을 포함 미ㆍ중ㆍ일ㆍ러 간 대결구도가 외교전을 넘어 국가 간 감정싸움 양상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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