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사진) 중국 국가 주석이 환율체계를 점진적으로 관리변동환율제(Managed floating system)로 전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짐 오닐 골드만삭스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이르면 이번주 전격적으로 2~5%의 위안화 평가절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 외교부는 17일 웹사이트 성명에서 후 주석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담 연설에서 "위안화 환율의 안정적 유지가 세계 금융시장을 떠받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후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위안화 절상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과 미국이 타협점을 찾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이달 초 15일로 예정돼 있었던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를 연기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후 주석은 12일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 자체의 일정에 따라 위안화 절상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미 달러화에 대해 고정환율제의 일종인 페그(peg)제를 시행하고 있는 중국은 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여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확대해 사실상의 위안화 절상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조만간 현재 위아래로 0.5%인 환율 변동폭을 1%로 확대하는 한편 달러화에만 고정돼 있는 환율체계를 유로화ㆍ엔화 가치에도 연동해 움직이도록 하는 복수통화바스켓제로 이행한 다음 점차적으로 관리변동환율제로 나아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수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점진적인 방식으로 위안화 절상에 나서 연말까지 3% 정도의 위안화 절상에 나설 것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리다오쿠이 통화정책위원은 15일 중국 관영 CCTV 인터뷰에서"중국 정책 당국자는 위안화의 점진적인 절상에 공감대를 갖고 있다"며 "단지 미국 등 서방의 위안화 절상 압력에 굴복하는 모습으로 비쳐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올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년여 만의 최고치인 11.7%를 기록, 경기 과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위안화 절상 카드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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