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한 많은 삶을 살다 향년 82세의 나이로 지난 1월 세상을 뜬 김순악 할머니가 유산을 사회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숙연하게 하고 있다. 김 할머니는 지난해 12월 대장암 수술을 앞두고 아들과 유산집행대리인을 불러 유언장을 작성, 유산에서 장례비용을 제외한 절반은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나머지는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에 각각 써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25일 김 할머니의 유산 1억800만여원 중 5,400만여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고 나머지는 대구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짓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1928년 경북 경산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16세 때 친구와 함께 공장으로 돈을 벌러 갔다가 만주로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강요 당했다. 해방을 맞아 귀국했지만 남의집살이 등으로 힘들게 살다 2000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되면서 활발한 역사 증언 활동을 벌였다. 심리치료의 하나로 원예치료를 받으면서 작품활동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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