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훈은 싹싹하게 73으로 몰아 하변쪽 흑 2점을 버렸다. 이렇게 되고 보니 좌변에서 시도했던 이세돌의 전단구하기는 완전히 실패로 돌아간 느낌이다. 흑75로 모는 수순이 흑의 권리가 된 것도 백의 비세를 말해준다.
백76에 후수로 지킬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역시 백의 곤궁한 형편을 말해준다. 76의 자리를 역으로 흑에게 당하는 것은 너무 크니 어찌 되었든 이렇게 지키고 봐야 한다.
계속해서 흑77, 79로 밀어붙인 수순이 시원하다. 백84의 굴복을 기다려서 85로 개운하게 지켜 흑의 우세가 분명하게 되었다. 백84로 참고도1의 백1, 3이면 좌변의 흑3점은 잡을 수 있지만 흑6까지 되고 나면 장차 흑이 A로 젖히는 큰끝내기가 흑의 권리가 되므로 이 바꿔치기는 백의 손해이다.
백86은 상변쪽을 하나 지키라는 위협인데 박영훈은 3분을 생각하고 87에 붙였다. 끝내기로는 이곳이 반상최대지만 백88로 공격을 당하자 졸지에 바둑이 이상해졌다. 흑87로는 참고도2의 흑1에 하나 지켜두는 것이 정수였다. 백은 2로 활용하고 4에 지키는 정도인데 흑5, 7로 두면 흑이 여유있게 이기는 바둑이었다.
오후가 되자 검토실에 안조영9단, 한종진7단, 홍성지5단 등이 들어왔다. 오전부터 와있던 양재호9단, 목진석9단과 함께 더욱 심도있는 검토회가 벌어졌다.
"집으로는 흑이 확실히 앞서 있는데…."(안조영)
"상변을 흑이 왜 안 지켰지?"(홍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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