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임시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저녁 수도 키예프 독립광장에서 최대 야당인 조국당의 아르세니 야체뉴크(사진) 대표를 총리 후보로 발표했다. 내각의 주요 인사들도 함께 발표됐다. 야체뉴크는 의회(라다)의 승인을 거쳐 오는 5월25일 대통령선거 때까지 정부를 이끌게 된다.
야체뉴크 지명자는 내각명단 발표 후 영국 BBC에 "우리의 과제는 우크라이나의 정상화이며 인심을 잃을 수도 있는 길을 갈 것"이라면서 "정치적 자살행위자들의 내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39세의 젊은 나이에도 다양한 국정경험을 바탕으로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데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EU와 협력협정 체결 등으로 관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그는 빅토르 유셴코 정권에서 중앙은행 총재 대행, 외무장관, 경제장관, 의회 의장 등을 지냈다. 토마스 피알라 유럽경영인협회(EBA) 우크라이나 대표는 야체뉴크를 "글로벌 금융시장과 기업의 필요를 잘 이해하는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외의 긴급자금 지원방안을 강구하겠다던 미국이 이날 10억달러 규모의 차관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충분한 수준은 아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비양심적"이라며 "추가 지원책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EU도 우크라이나에 15억달러 규모의 원조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날 현재 우크라이나의 10년 만기 국채 가격도 86.2센트로 지난 2001년 디폴트(채무불이행) 당시 아르헨티나의 25센트 등 과거 위기상황에 비해 높다. 시장에서는 미국·EU의 지원이 있는 만큼 디폴트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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