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장성(浙江省) 닝보시(寧波市)에서 8세기 전반에 제작된 통일신라 불상을 발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대 한반도의 불상이 중국으로 건너갔음이 확인됐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응천 동국대박물관장(한국불교미술사)은 "올 초 개관한 닝보시 박물관 상설전시품 가운데 통일신라시대 불상 1기를 확인했다"고 31일 주장했다. 최 관장에 따르면 높이 21cm의 이 금동불 입상은 중국 당국이 1982년 닝보시 천봉탑(天封塔) 지궁(地宮ㆍ탑의 지하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중국 남송시대 유물들과 함께 출토됐으며, 오랜 보존처리를 거쳐 지난 1월부터 전시되기 시작했다. 불상은 대좌와 불신, 광배까지 완전하게 갖추고 있다. 정교한 눈매와 코 등의 얼굴모습과 가슴 앞에서 U자형 주름으로 흘러내리다 배 앞에서 Y자형으로 갈라지는 옷주름 양식, 광배의 특징 등이 전형적인 통일신라 불상 양식이라는 게 최 관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발굴 초기에는 전면에 푸른 녹이 끼어 있고 보존처리가 이뤄지지 않아 남송시대 아미타불상으로 현지에 소개됐고 25년 이상 닝보시 소재 도서관인 천일각(天一閣)에 소장돼 왔다. 최 관장은 "당시 한ㆍ중 불교문화의 밀접한 교류 관계를 증언하는 귀중한 자료"라며 "천봉탑 축조나 수리 등과 관련한 문헌 자료나 출토 유물로 볼 때 중국과 통일신라간 교류가 활발했던 장보고 시대 즈음에 중국 사찰에 봉안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