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공공기관들의 당기순이익이 반토막 났는데도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오히려 올라갔다. '신도 부러워한다'는 직장인 산업은행은 평균 임금이 9,300만원에 달했고 8,000만원 이상 연봉을 받는 공공기관도 14개나 됐다. 임금뿐만 아니라 저리의 주택대출이나 학자금 대출도 급증하는 등 누구도 부럽지 않은 복리후생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공공기관 선진화를 적극 추진했지만 철밥통은 쉽게 깨지지 않는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전국 297개 공공기관 경영정보를 공시 홈페이지 '알리오'에 30일 게재했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들의 직원 평균임금은 5,5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 증가했다. 평균 임금이 8,000만원이 넘는 곳은 총 14개였는데 산업은행이 9,300만원으로 1위였고 그 뒤를 예탁결제원(9,000만원), 기업은행(8,600만원), 산은캐피탈(8,500만원), 코스콤(8,400만원) 등이 이었다. 상위 10개 공공기관의 평균임금은 8,560만원으로 지난해 삼성전자 평균임금(6,040만원)보다 2,520만원 많았다. 기관장의 평균 연봉은 1억6,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0.2% 줄었다. 가장 연봉이 높은 기관장은 7억9,700만원을 받는 한국거래소 이사장이었고 수출입은행장(5억9,200만원), 산은캐피탈 대표(5억8,000만원), 기업은행장(5억7,200만원), 산업은행장(4억2,400만원) 등도 공공기관 연봉 상위 10걸에 이름을 올렸다. 기획재정부는 "이번에 공시한 지난해 연봉은 대부분 전임 기관장 연봉이라 지금 기관장들은 이 연봉을 받지 않는다"며 금융 공기업은 1억6,000만원, 일반 공기업은 1억1,000만원 수준으로 한도폭이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공공기관들은 지난해 신입직원 채용을 대폭 줄이고 이익은 반토막 나고 빚도 크게 늘어났다. 그럼에도 전체 임직원 수(정원)는 별로 줄지 않았다. 경기침체에도 자신들의 밥그릇은 톡톡히 챙긴 것이다. 지난해 신규 채용한 인원은 1만800명으로 전년 대비 24.4%나 감소했지만 임직원 수는 올 4월 말 기준 24만6,000명으로 지난 2007년보다 겨우 6% 줄어드는 데 그쳤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오히려 1.4% 늘어났다. 당기순이익(7조5,000억원)은 전년 대비 57% 감소하고 부채(320조7,000억원)는 16.2%나 늘어났다. 부채가 가장 많은 공기업은 주택공사로 무려 12조원에 달했고 당기순이익이 가장 줄어든 공기업은 한전으로 3조원이나 감소했다. 사정이 어렵지만 복리후생은 튼실했다. 총 297개 공공기관 중 67개가 정기예금 수준으로 주택자금을 대출했는데 총 지원액이 1,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8%나 늘어났다. 학자금 지원은 162개 기관에서 실시하고 규모는 1,300억원이었다. 1인당 평균 4,400만원의 주택자금을 대출 받고 500만원의 학자금을 지원 받은 셈이다. 대한주택보증과 한국주택금융공사는 각각 1억2,710만원, 1억2,290만원의 주택자금 지원을 받았다. 전체 공공기관 중 노동조합이 있는 기관은 207개나 됐고 노조조직률은 65.8%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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