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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에 빠져버린' 골프회원권 시세

연초 반짝상승 이후 하락세…회원권 지수 6개월새 175P 떨어져<br>1억원대·주중 회원권만 인기<br>내달께 반등·이중침체 분수령


골프회원권 시장이 본격 시즌을 앞두고도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연초 반짝 상승 이후 약보합세를 이어온 회원권 시세는 시나브로 떨어져 연초 상승분을 훨씬 초과하는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의 회원권지수(ACEPI)는 지난 2월 1,304에서 19일 현재 6개월 만에 1,129로 175포인트 내렸다. 평균시세로는 3,000만원가량의 하락이다. 초고가대로 분류되는 '블루칩'들이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실제 이용가치에 중점을 둔 중ㆍ저가 종목의 매수가 늘었으나 대세 상승을 이끌기에는 힘이 달리는 양상이다.

◇10억원대는 어디로=초고가대 회원권의 고전이 눈에 띈다. 19일 주요 회원권거래소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10억원 이상의 호가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골프장은 11억원의 남부와 10억원에 턱걸이한 가평베네스트 등 단 두 곳뿐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 20억원에 육박하기도 했던 이른바 '황제 회원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가평베네스트는 2월 한때 14억원대를 찍었다가 5개월여 만에 4억원가량이 빠졌다. 10억원을 상회했던 남촌ㆍ이스트밸리ㆍ화산ㆍ비전힐스ㆍ렉스필드ㆍ레이크사이드 등은 7억~9억원으로 떨어졌고 거래도 수개월째 뚝 끊어졌다. 이들은 법인 보유가 80% 이상인 만큼 경제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와 남북관계 경색 등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이용가치 중점 매수 뚜렷=투자보다는 실제 이용 개념이 강한 1억원대 및 주중회원권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시세 하락으로 매수 가격 부담이 1억원 안팎~2억원대 초반까지 줄어든 88과 뉴서울ㆍ뉴코리아ㆍ레이크우드ㆍ남서울 등 수도권 근거리 골프장들은 강보합으로 돌아섰다. 접근성이 양호한 강남300ㆍ중부ㆍ캐슬렉스ㆍ한원 등의 주중회원권은 자영업자나 은퇴자들을 중심으로 문의와 매수가 늘고 있다. 몇 장의 회원권을 묶은 개념의 무기명 회원권은 비슷한 가격대의 초고가 회원권에 비해 훨씬 작은 하락폭을 보이며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법인들이 언제든 주말 예약을 할 수 있고 2~4명의 그린피가 면제돼 '만능회원권'으로 불리는 무기명 회원권보다 초고가 회원권을 우선적으로 정리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게 거래 일선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9~10월이 기로=업계는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 분석 결과가 나오고 본격 가을 시즌을 준비하는 9월을 반등 또는 이중침체의 분수령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기웅 프라임회원권거래소 사장은 "매도 물량이 별로 없기 때문에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면서 "상승 동력이 부족한 가운데 부동산 거래 활성화 등에 따른 투자심리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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