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의존증은 정신병이 아닙니다. 무조건 격리하기보다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심재종(43) 다사랑한방병원 원장은 14일 “단지 술을 끊게 만드는 것보다 정상적인 일상생활로 돌아가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같이 역설했다. 실제 한국의 알코올 의존증 의심자는 대략 350만명으로 추산된다. 최근 삼성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을 대상으로 ‘음주’에 대해 조사한 결과 10명 중 4명이 문제음주자이고 그 4명 중 1명은 알코올 의존증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심 원장은 “알코올 의존증은 술자리에서의 음주량ㆍ횟수보다는 조절할 수 있는지 여부와 가정ㆍ사회에서 문제를 일으키는지의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치료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입니다. 본인의 의지와 적절한 치료에 가족들의 노력이 삼위일체를 이루면 치료 성공률이 높아집니다.” 가족들이 환자를 탓하며 ‘정신병’으로 몰아세우기보다는 암 같은 어려운 질환으로 생각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다사랑병원 치료의 특색은 금단침ㆍ단주침과 청간해주탕. 침은 테이프 형태인데 귀에 붙이는 게 특이하다. 프랑스에서 먼저 발견된 이 치료법은 귀를 전신의 신경이 모여 있는 곳으로 보고 침으로 자극을 주는 방식이다. 술에 대한 욕구를 줄이는 데 적지않은 도움이 된다고 심 원장은 밝혔다. ‘청간해주탕’은 그가 개발한 것으로 이름도 직접 지었다. 다년간 알코올 질환 환자를 치료하며 풍부한 임상경험을 거쳤다는 게 심 원장의 설명이다. 다사랑한방병원은 국내 최초의 알코올 질환 전문 한방병원으로 다른 병원과 달리 상담사 제도와 여성전용 알코올센터를 갖추고 있는 것도 이 병원만의 강점으로 알려져 있다. “저도 사람들과 술자리를 자주 가지며 스트레스를 풉니다. 주량은 반병 정도이나 담배는 정신과 의사 친구와 내기 끝에 오기가 나 몇 년 전에 끊었습니다.” 그의 이력은 특이하다. 심 원장은 원래 한의학도가 아니었다. 고려대 사회학과를 나와 대기업에 입사했다가 그만두고 동신대 한의대로 진학했다. 졸업 후 자신만의 치료 분야를 고민하다가 알코올 질환에 관심을 갖게 돼 이 길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직장생활보다 한의학에 관심이 가더군요. 원래 애주가여서 숙취 해소는 물론 나아가 알코올 중독까지 성공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면 충분히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심 원장은 정신과 의사였던 친구와 함께 진료를 같이하기 시작했고 지난 2004년 경기 의왕에 따로 병원을 차려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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