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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의 예술혼을 만난다

'서거 250주년 기념 겸재화파전' 17일 간송미술관서 개막 <br>청풍계·총석정등 진품 80여점 전시

총석정(叢石亭)

청풍계(淸風溪). 겸재 정선의 작품 중에서도 특히 수작으로 꼽힌다.

지갑 속 천원짜리를 꺼내 뒷면을 보자. 그림 도안은 겸재 정선(鄭敾ㆍ1676~1759)의 '계상정거도(溪上靜居圖)'다. 조선 최고의 화가로 우리 생활 속 가까이서 숨 쉬고 있는 겸재가 세상을 뜬지 올해로 250년이 됐다. 간송미술관이 76회 정기전으로 '겸재 서거 250주년 기념 겸재화파전'의 막을 17일 올린다. 겸재의 진품 명작 80여점과 그의 영향을 받은 겸재파 작가 작품 20여점을 포함한 100여점이 전시장을 채운다. 출품작 중 으뜸이자 겸재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청풍계(淸風溪). 맑은 바람이 부는 계곡이라는 이름 처럼 거침없는 구도의 작품은 인왕산 동쪽 기슭 북쪽에 해당하는 종로구 청운동 일대를 그린 것이다. 바위 벼랑은 도끼로 쪼갠 나무 단면 같은 부벽찰법(斧劈擦法)으로 대담하게 쓸어 내렸고 덧 칠한 먹이 암석의 육중함을 살려냈다. 나무는 거친 붓으로 속도감 있게 처리하면서도 장대한 기품을 반영하고 있다. 전성기인 64세때 그린 수작이다. 또 관동팔경 중 가장 빼어난 경치로 꼽히는 '총석정(叢石亭)'을 보면 겸재 화풍의 추이를 엿볼 수 있다. 36세 때'해악전신첩', 63때 '관동명승첩'에서 겸재는 총석정을 그렸다. 젊어서는 멀리서 본 장면으로 총석정 전반을 포착했다. 후기에는 사선봉과 총석봉만 가운데 두고 주변을 과감히 생략, 음양조화의 화면 구성을 시도했다. 나아가 75세가 넘어 그린 총석정은 실제적 형태 묘사를 넘어 사의적(寫意的)으로 변화해 기둥이라는 본질만 둔 채 과감한 생략과 크기 왜곡으로 추상화 단계로의 진입을 보여준다. 겸재가 추앙 받는 이유는 토속적인 우리 자연을 살려낸 '진경산수'를 확립했기 때문이다. '금강전도'는 물론 한양 주변 곳곳을 그린 '경교명승첩'에는 양수리부터 광나루, 아차산과 남한산성, 압구정까지 정겨운 풍경이 담겨있다. 40년간 겸재를 연구해 '진경산수'의 용어를 정리한 최완수 간송미술관 학예실장은 "우리 미감으로 우리 산천을 표현해 진경산수화풍의 시조가 됐고 그 화법은 중국을 넘어 동양화법의 국제화를 이뤄냈으니 화성(畵聖)이라 불려 마땅하다"면서 "겸재 그림을 임모(모방)하기 어려운 것은 필력의 부족과 주역에 능통한 음양조화의 화면 구성 원리를 따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명문가에서 태어난 겸재는 화가로서의 명성은 높았으나 시험운이 없어 낙방을 거듭하다 41세에 종6품 관상감 천문학 겸교수로 관직에 나서게 된다. 과거 공부를 하느라 능통해진 주역 덕분에 수목이 우거진 토산과 암산절벽 골산을 자유자재로 배치하는 음양조화에 능했다. 30대때 그린 '해악전신첩' 중 13폭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으며 이번 전시에는 70 이후에 다시 그린 같은 주제의 작품이 선보여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또 섬세한 생동감이 살아있는 고양이ㆍ닭ㆍ벌레 그림도 볼 수 있는데 정교한 표현은 오늘날 극사실화를 능가한다. 전시는 31일까지다. (02)762-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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