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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200원 넘어선 환율 수출 지렛대 삼으려면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을 뚫고 5년2개월 만의 최고치로 급등했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05원까지 치솟은 끝에 전 거래일보다 10원30전 뛴 달러당 1,203원70전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200원선을 넘은 것은 유럽 재정위기가 한창이던 2010년 7월22일(1,204원) 이후 처음이다. 원·엔 환율도 8원55전 뛴 100엔당 1,008원63전으로 올랐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왔지만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평가와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 탓이다.

코스피가 약보합 수준에 머문 것을 보면 환율 급등이 아직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듯하다. 오히려 수출 관련주가 오르는 등 국산 제품의 해외 판매 단가를 낮춰 수출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금씩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신흥국 경기 침체 우려 등 삼각파도에 휩싸여 고전하던 국내 기업으로서는 한 가닥 희망의 끈을 찾은 셈이다. 특히 수출 부진의 최대 원인 중 하나였던 원·엔 환율의 상승 반전은 자동차·선박 등 주요 전략품목의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세계 무역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번 기회를 제대로 활용함으로써 올 들어 8개월 연속 이어진 수출 감소의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을 찾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시급한 과제다.

그렇다고 환율만 쳐다보며 수출이 늘어나기를 바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작금의 상황은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이 산적한 글로벌 환경에서 어떤 변수가 튀어나와 환율의 방향을 바꿔놓을지 알 수 없다. 장기 침체의 굴레를 벗고 지속 가능한 수출 확대를 이루기 위해서는 가격 외에 기술과 품질 경쟁력을 동반해야 한다. 노동개혁 등 구조개혁을 빠른 시간 내 완수해 기업이 연구개발과 생산성 향상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산업 구조 개편을 통해 우리 경제의 혁신역량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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