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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 입맛 길들여온 맥도널드 50년

미국 패스트푸드업체 맥도널드가 오는 15일로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맥도널드는 1955년 미국 시카고 교외 데스 플레인스에 1호점을 연 이후 현재 전세계에 3만개의 체인점을 거느리고 하루 5천만명의 고객이 찾는, 그야말로 `미국의상징'이 됐다. 맥도널드는 지난 2002년 미국경기의 오랜 침체로 첫 분기별 적자를 기록한 것을 빼면 설립 이후 줄곧 성장만 해온 기업으로 지난해 이익규모는 2003년보다 55%나 증가한 22억8천만달러에 달했다. 맥도널드의 시작은 밀크셰이크 기계 영업사원이었던 레이 크록이 50년대 초반캘리포니아주 샌 버나디노에서 리처드, 모리스 맥도널드 형제의 햄버거 매장이 왜 10대나 되는 밀크셰이크 믹싱기를 사들였는지 알아차린데서 비롯됐다. 크록은 `스피디 서비스 시스템'이라 불린 맥도널드 형제의 초고속 햄버거 생산방식에 매료됐고 이같은 혁명적 방식이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크록은 맥도널드 형제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뒤 1961년 이들로부터 지분을 완전사들였다. 크록의 모험은 사실 1호점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따뜻한 남서부 지방을 고집하지 않고 북부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체인점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음식점 체인사업에 관한 책을 펴낸 필립 랭던은 "사람들은 모두 맥도널드가 캘리포니아에서 했던 방식을 1월엔 아예 차를 갖고 나가려 하지 았는 일리노이에서도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크록은 그렇게 했고 개장 직후 손님들은 시카고 1호점에 15센트짜리 햄버거와 10센트짜리 프렌치 프라이를 주문하려고 줄을 서기 시작했다. 모두 남성인직원들이 조립 라인에서 햄버거를 척척 만들어내는 것을 보려고 몰려드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전에는 보지 못했던 광경이었다. 크록은 당시 음식이라는 측면에서 사람들은 놀라움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을처음으로 이해한 사람이었다. 그는 모든 맥도널드 매장에서 똑같은 것을 볼 수 있도록 하고, 똑같은 음식을제공받고, 똑같은 식기와 조리법에 따를 것을 요구했다. 손님들이 보스턴이든 부다페스트든 맥도널드 매장에서라면 똑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맥도널드 성공의 또다른 이유로는 변화된 생활환경에 맞춘 영업방식을 들 수 있다. 자동차가 대중화되던 1950년대 맥도날드는 바빠진 미국인들의 생활패턴을 간파하고 이에 맞는 영업방식을 취했다. 일하러 나가는 여성들이 늘고 방과후 자녀 양육에 지친 부모들이 증가하자 맥도널드는 이들에게 "이제 쉬어도 돼요"라며 고객 사이로 파고들었다. 맥도널드는 이밖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과 그들이 원하는 양을 영악할 정도로 날카롭게 파악했다. 예일대 영양학 전문가인 켈리 브라우넬은 "맥도널드는 심지어 생물학도 연계시켰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탕과 지방이 들어간 음식을 좋아하는 본능을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맥도널드측은 그러나 패스트푸드가 비만과 각종 질환을 유발하고 있다는 비난을 일축하며 "이는 전적으로 개인적 선택에 따른 결과"라고 반박하고 있다. 맥도널드는 패스트푸드 업계에서 샐러드 등 건강형 음식을 도입한 선도업체였고최근엔 어린이들에게 바르게 먹고 운동하는 법을 가르치는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다. 이같은 야누스적 변화가 계속되면서 맥도널드는 패스트푸드 산업, 미국적 가치,미국식 자본주의, 미국식 음식문화의 제국주의적 표상으로 부상, 매장앞에 걸린 `골든 아치'는 전세계적으로 저항과 폭력의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 (시카고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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