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과 함께 사업 진척이 없던 송파·잠실지구의 지구지정 해제 요청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이미 사업계획승인이 난 노원구 공릉지구까지 지구지정 취소를 국토부에 요구하기로 한 것이다.
10일 노원구청 관계자는 “목동지구의 사업 철회 결정이 내려진 이후 역시 시범지구로 지정된 공릉지구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며 “이달 중으로 국토부에 지구지정 해제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릉지구는 목동과 함께 2013년 말 행복주택 시범지구로 지정됐으나 주민 반대에 부딪혀 난항을 거듭하다 건립 가구수를 200가구에서 100가구로 줄이고 건물 동수도 2동에서 1동으로 줄이는 등의 절충안을 마련해 사업을 진행중이다. 지난달 3일에는 행복주택 지구계획승인과 함께 사업계획승인 인가도 받았다.
그러나 이번에 목동지구에 대한 해제 결정이 내려지면서 주민들이 “형평성에 어긋나는 처사”라며 다시 반발하고 있다.
황규돈 공릉지구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국토부는 정부의 국책사업이 주민 요구로 취소되는 일은 없다면서 이 곳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사업을 강행했는데 목동의 지구지정을 해제해주는 것은 지나친 편파 행정”이라며 “국토부가 이 곳 공릉 주민들을 상대로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황 위원장은 “최근 주민 총회를 열어 행복주택 사업 반대 수위를 높여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국토부가 사업을 계속할 경우 물리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원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은 정부가 부자 동네와 서민 동네를 차별해 내린 결정이라며 감정이 격앙돼 있고 구청도 같은 입장”이라며 “조만간 지구지정 해제 요청서를 국토부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릉지구 비대위와 일부 주민들은 오는 18일 세종시에 있는 국토부를 항의 방문해 지구지정 해제를 요구하기로 했다.
송파구도 이르면 이달중 잠실·송파지구의 지구지정 해제를 국토부에 요청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탄천 유수지(송파지구)에 600가구, 잠실 유수지(잠실지구)에 750가구의 행복주택을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주민 반대에 부딪혀 사업 협의가 중단됐다. 송파구 관계자는 “지구지정 해제를 요청하기로 내부 논의가 끝났고 신청 방법과 절차 등을 고민하고 있다”며 “조만간 해제 요청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잠실·송파지구에 대해서는 지구지정 해제 요청이 올 경우 협의를 거쳐 해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미 협의가 끝나 사업승인까지 난 공릉지구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어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자체 관할 유수지에 지정됐던 목동이나 잠실·송파와 달리 공릉지구는 국가 보유 토지인 철도 폐선부지에 짓는 것인데다 규모도 작아 지자체가 사업 추진을 반대할 타당할 사유가 없다”며 “이미 협의가 끝나 지구계획과 사업승인까지 난 사업장을 철회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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