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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무모한 北 미사일 발사

북한이 드디어 5일 새벽 장거리 미사일을 포함, 6기의 미사일을 쏘아올렸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경악과 함께 대북제재를 서두를 채비를 하고 있고 우리 정부도 대통령 주재하에 국가안전보장회의를 개최하고 북한에 대해 책임을 추궁하면서 후속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북한이 이러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제재 등 부정적 분위기를 감안하고서도 미사일 발사 강행이라는 강수를 둔 배경에 대해 여러 설들이 제기되고 있다. 내부 결속위한 긴장조성 전략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는 상황에서 국면 타개를 위한 극단적 조치를 취함으로써 미국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북미 양자대화를 성사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가장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이미 뽑아든 칼인 미사일 시험발사를 더 이상 연기하거나 중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판사판 막가파식의 도발행위로 간주할 수도 있다. 대외개방 추세나 경제난 지속에 따른 내부정세 이완과 김정일 이후의 권력 구도를 감안한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외부의 긴장조성 전략으로 보기도 한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는 지난 8년 동안 유예되면서 유지되던 한반도나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의 기조를 허물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고 충격적인 일이다. 이미 미국이나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으며 이에 대한 군사적 대비도 갖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황의 악화 여부에 따라 북한이나 한반도에 치명적인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북한 김정일 정권의 장래에도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그 같은 극도로 위험한 상황하에 미사일 발사라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김정일뿐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김정일로서도 온갖 경우의 수를 따져가며 심사숙고한 계산 끝에 나온 결정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북한 무수단 미사일기지에 8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장거리 미사일은 발사 후 1분이 되지 못해 공중 폭발한 것으로 추정됨으로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 실패한 미사일은 그 자체 북한 기술력의 한계를 드러낸 것인 동시에 북한의 조급함이 초래한 자충수라고도 할 수 있다. 지난 98년 세계를 놀라게 한 중장거리 미사일 대포동 1호의 성공에 따라 8년간 불로소득을 얻었던 북한으로서는 치명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이번 미사일 발사 강행의 배경에는 미국과의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호전성과 과감성을 한껏 뽐내던 김정일과 군부의 자신감을 빼놓을 수 없다는 점에서 체면을 중시하는 북한으로서는 불행스럽게도 6자회담의 복귀보다는 무언가 만회하기 위한 후속조치에 절치부심할 것이다. 美 對北 압박정책 힘받을것 반면 미국의 철저한 무시전략이나 압박전략은 더욱 힘을 받을 것이며 일본으로서도 안도감 속에 후속 대비책을 마련할 시간을 벌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을 비롯한 여타 국제사회에서도 미사일 발사는 주권국의 권리임을 인정하나 북한과 같은 예측불허의 독재국가의 미사일 발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새삼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 북한 내부에 이 같은 실패가 전달되기는 쉽지 않겠지만 내부적으로 질책과 분발의 각오를 다질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따라서 미국이나 일본을 위협함으로써 반대급부를 챙겼던 북한으로서는 이를 만회하기 위한 절치부심의 제2 대포동 2호 미사일을 조만간 준비할 것이다. 과업에 실패해도 자신을 위해 죽을 각오가 있는 인물을 선호하는 김정일로서는 다음 기회를 노릴 것이기에 상황은 오히려 더 위험국면에 접어들 수도 있다. 바야흐로 한반도에는 북한 미사일의 실패로 더욱 엄중한 위기가 도래할 가능성에 대해 우리 정부는 흐트러진 한미 동맹관계나 한미일 공조를 강화함으로써 안보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지난 시기 낙관적으로만 보아왔던 대북정책에서도 일대 전환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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