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 키즈' 박인비(25ㆍKB금융그룹)가 자신의 '우상' 박세리(36ㆍKDB산은금융그룹)도 뛰어넘을까.
세계랭킹 1위 박인비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의 로커스트힐CC(파72ㆍ6,534야드)에서 끝난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 4라운드 합계 5언더파 283타로 카트리오나 매슈(44ㆍ스코틀랜드)와 공동 선두를 이룬 뒤 3차 연장 끝에 버디를 잡아 우승했다.
이번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4승을 거둔 박인비는 세계랭킹ㆍ시즌상금ㆍ다승 등에서 1위를 굳게 지켰다.
특히 지난 4월 나비스코 챔피언십에 이어 올해 열린 2개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모두 거머쥐었다. 2008년 US 여자오픈을 포함해 개인 통산 메이저 대회 세 번째 우승이다. LPGA 투어에서 거둔 통산 7승 가운데 3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하면서 새로운 메이저 사냥꾼으로 등장했다.
여자골프에서 단일 시즌 메이저 대회 '백 투 백 우승(연승)'을 이룬 것은 2005년 안니카 소렌스탐(43ㆍ스웨덴)이 역시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L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이후 8년 만이다.
박인비는 최근 22개 대회에서 6승을 거두는 맹렬한 기세를 보이면서 LPGA 투어의 한국인 개척자 박세리의 각종 기록에 다가서고 있다.
우선 박인비는 박세리가 15년 전인 1998년에 이뤘던 메이저 대회 연속 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박세리는 미국에 진출하자마자 LPGA 챔피언십과 US 여자오픈을 잇달아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박세리는 2001년 브리티시 여자오픈, 2002년과 2006년 LPGA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해 메이저 대회 통산 5승을 기록 중이다. 올해부터 에비앙 챔피언십(옛 에비앙 마스터스)이 메이저 대회로 추가된 만큼 박인비는 한국인 메이저 최다승 도전도 유리해졌다. 모든 메이저 대회를 한 번 이상 우승하는 커리어(통산) 그랜드슬램에서도 박세리는 나비스코와 에비앙, 박인비는 브리티시 여자오픈과 에비앙 등 나란히 2개 대회씩을 남겨뒀다.
단일 시즌 우승 횟수에서는 박세리의 한국인 최다승(5승, 2001ㆍ2002년) 기록을 넘어설 기세다. 박인비는 올 시즌 절반 정도인 13개 대회 만에 4승을 올렸다.
한국 선수 최초의 L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 주인공도 박인비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박인비는 이날 현재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 191점을 쌓아 2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ㆍ87점)에 큰 차이로 앞서 있다. 박세리는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지만 소렌스탐, 카리 웹(호주),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등과의 경쟁 속에 올해의 선수상은 받지 못했다.
박인비가 LPGA 투어 한국 군단의 중추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세리 키즈 세대 가운데도 박세리의 업적에 도전할 대표주자로 질주를 계속할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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