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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1일 귀국하면서 그의 행보가 정치권의 초미의 관심사로 재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대선 투표일인 12월19일 출국한 이후 82일 만에 돌아와 정치 재개에 나서는 안 전 교수의 '샌프란시스코 구상'에 정치권이 주목하기 때문이다.
당장 다음달 실시되는 서울 노원병 재보선 선언을 비롯해 신당 창당과 '2017 대권 플랜'까지 밝힌 것으로 전해져 향후 야당 개편을 비롯해 정치권 빅뱅의 신호탄이 될 수 있는 초강력 태풍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대선캠프에서 안 전 교수의 비서실장을 지낸 조광희 변호사는 11일 오후 귀국 직후 인천공항에서 열기로 한 기자간담회에 대해 "(안 전 교수가) 4월 노원병 재보선 출마 배경과 지난 대선에 대한 것을 포함해 본인의 생각을 말할 것"이라며 신당 창당이나 측근들의 추가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은 부분들은 현 상태에서 말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조 변호사는 안 전 교수와 함께 돌아올 예정이며 샌프란시스코에서 귀국 메시지를 최종 조율하고 있다.
안 전 교수는 우선 "대선 후보 출신이 서울의 야권 강세 지역에 출마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적극 해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수도 '서울'이 가진 전국적 상징성을 강조하면서도 지역구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에 대한 자신의 입장도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필요성을 부각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이미 지난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의 한계를 절감한 바 있어 이번 선거에선 독자 노선을 통해 '안철수의 생각과 새 정치'를 실험하고 실현하는 무대로 보고 있다는 것이 과거 대선 캠프에서 함께 일했던 참모들의 전언이다.
박근혜 정부의 초반 국정 파행과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둘러싼 현재의 정치 실종 사태에 대해 그는 다시 "정치개혁" 깃발을 들고 쓴소리를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안 전 교수 측은 "박근혜 정부의 난맥상이나 계파 투쟁에 매몰돼 무기력한 모습만 보이는 민주당의 현재 모습이 안 전 교수의 빠른 정치적 결단을 끌어낸 측면이 있다"고 밝혀 국민의 정치 불신이 깊어지고 있는 데 대한 안 전 교수의 강한 비판을 예고했다.
반면 신당 창당에 대해선 말을 아낄 것으로 전망된다. 안 전 교수 측 핵심 관계자는 "신당 창당과 관련해서는 정해진 게 없다"며 "귀국 이후 함께 모여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의 지지도가 민주당을 1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는 만큼 국민 기대를 감안한 원칙적 입장은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교수의 또 다른 측근은 "과거 유학했던 샌프란시스코에서 그가 새 정치에 대한 구체적 방안과 향후 정치 일정에 따른 대응 등을 어느 정도 가다듬었다"며 "귀국 이후 여론 수렴을 더 해 '안철수의 플랜'을 보완해나갈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안 전 교수는 귀국 이후 노원병 지역에 선거 사무실과 살 집을 마련하고 지역구민 인사 등의 일정을 우선 챙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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