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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을 혐오하는 정치인
입력2005-11-28 09:19:40
수정
2005.11.28 09:19:40
호주 뉴사우스 웨일스 주 상원의원 존 젱킨스.
외국에서는 물론이고 호주에서도 이 사람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함께 일하는 동료 의원들 사이에서도 '왕따'를 당해 이미 외톨이가 된 인물이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소신은 누구보다 확고하다. 정치판의 잘못된 관행들을 바꿔놓겠다는 일념으로 정치에 투신했고 지금도 그런 소신을 굽히지 않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정치인이다.
그는 소속 정당부터가 기존의 정치권에서 보면 조금은 삐딱한 '야외 오락당'으로 2년 전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사퇴한 맬컴 존스 전의원의 뒤를 이어 주 상원에 진출했다.
그는 의회가 장기 휴회에 들어가기에 앞서 가진 연설에서 동료의원들을 향해 "나는 기본적으로 신중한 사람으로 얼마만큼 내 속에 있는 것을 털어놓을지 생각 중"이라며 동료의원들의 행태를 은근히 겨냥했다고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27일 전했다.
주 상원의원 42명 가운데서 가까운 동료가 하나도 없는 외톨이로, 정치인들을 싫어하는 정치인으로, 주요 정당들 사이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한 번 내보기도 힘든 소수파로서 그의 위치는 왜소하기 짝이 없지만 이처럼 동료의원들을 향해 던지는 목소리에는 주눅 든 기색이 전혀 없다.
본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정계에 입문한 그는 이날 연설에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상원에 대해 당연히 없어져야할 비민주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집단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그는 "길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은 정치인들도 그들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처럼 정직하고, 예의바르고, 동료들을 배려하고, 솔직하게 행동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그러나 의회에 들어와서 보면 모든 사회적 행동규범들이 뒤집혀 있음을 보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직은 이곳에서 규범이 되지 못하고 있고, 솔직하게 사람을 대하는 것은순진하거나 나약한 것으로 취급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많은 복잡한 문제들이 쉽게 풀릴 수 있는 데도 정치권이 부패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문제 해결에 장애만 조성하고 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는 2007년 선거에 다시 출마할 뜻을 분명히 하고 있는 그 자신도 원래정치인 집안 출신이다. 그의 삼촌 에릭 램버트는 호주 공산당의 창시자이고 아버지는 폴린 한슨의 호주 일국당을 열렬하게 지지했던 사람이다.
그리고 그의 증조부는 레인 코브 리버 국립공원 젱킨스 동산에 있는 젱킨스 하우스를 뉴사우스 웨일스 주에 기증한 당시 사회지도층 인사 가운데 한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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