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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세에 학사모… 포기하지 않는 것이 인생

변순영씨 숙명여대 최고령 졸업

"다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가부장제 속에서 말을 꺼내기조차 쉽지 않았어요. 졸업이 남들에게는 새 출발이겠지만 제게는 인생을 마무리하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숙명여대는 변순영(72) 할머니가 23일 학위수여식에서 숙명여대가 개교한 107년 이래 최고령으로 학사학위를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1961년 3월 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에 입학한 변 할머니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학업을 포기하고 생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이후 중소기업을 직접 운영할 정도로 경제상황이 나아졌음에도 할머니는 복학을 할 수 없었다. 결혼과 육아라는 장애물은 물론 '여자가 무슨 공부냐'는 편견이 이유였다.

50년을 휴학생으로 보낸 변 할머니는 2011년에야 '대학교 2학년생'으로 캠퍼스에 돌아올 수 있었다.

세월 탓에 시력과 기억력이 많이 떨어져 공부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가족과 학생들의 격려에 힘을 냈다. 항상 맨 앞자리에 앉아 수업을 들었고 공부시간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학교 앞에서 하숙과 자취도 했다.



영문과 8년 후배인 조무석 숙명여대 영문학부 교수는 "포기하지 않는 게 바로 인생"이라며 "선배님은 용기와 열정으로 우리에게 큰 선물을 주셨다"고 말했다. 최서우(21) 영문학부 학생회장은 "이번 졸업식은 우리에게나 할머니에게나 특별하다"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공부하시면서 우리에게 감동을 주신 할머니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소정의 장학금을 전달한 할머니는 "학교 다니며 학생들로부터 분에 넘치는 격려와 칭찬을 많이 받았으니 나도 격려를 해주고 싶어 장학금을 준비했다"며 "오늘 밤에는 젊은 시절로 돌아가는 꿈을 꿀 것 같다.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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