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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의 화력이 12년 만에 처음으로 증강된다.
한국과 미국 국방부는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20일(현지시간) 주한미군에 다연장로켓(MLRS) 1개 대대의 순환배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오는 5월 한국에 도착할 MLRS 대대는 미국 텍사스주 포트후드에 주둔하고 있는 제20 야전포병 2대대로 경기도 동두천의 캠프 케이스에 주둔 중인 미 2사단 예하 제210 야전화력여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 2사단의 평택 이전이 완료되는 2016년 이후에도 북한 장사정포에 대한 대응전력으로 동두천에 남는 제210 화력여단에는 현재 2개 MLRS 대대가 소속돼 있다"며 "이번 조치로 제210 화력여단의 MLRS 대대는 3개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주한미군 병력은 2003년 4만1,145명을 기록한 후 2차 걸프전과 미군의 해외주둔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감소 또는 정체 상태를 보였으나 이번에 1개 대대 증강으로 다소 늘어나게 됐다.
특히 공군의 일부 부대가 한시적으로 머물거나 화학대대 등이 늘어난 적은 있었으나 화력을 지난 전투부대가 증강되는 것은 12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대대 수가 2개에서 3개로 증가해도 주한미군 제210 화력여단의 MLRS 보유 발사대는 36문에서 54문으로 늘어나지는 않고 48문으로 증강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군 MLRS 대대 산하 각 포대의 보유 발사대 축소 조정에 따른 것이다.
주한미군은 캠프 케이시에 새로 주둔할 MLRS대대를 발사대와 탄약은 그대로 두고 인원만 9개월마다 교체하는 순환배치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주한미군이 증강할 MLRS는 사거리 300㎞의 전술지대지미사일(ATACMS)과 사거리 45.54㎞에 달하는 로켓으로 무장해 북한의 장거리포와 방사포는 물론 축구장 3개 크기의 전장을 일시에 초토화하며 기갑부대를 격멸할 수 있어 최강의 포병 화력으로 꼽히는 무기체계다.
이번에 증강될 발사대는 12문이지만 이는 한국 육군이 보유한 MLRS 전체 수량 58문의 5분의1이 넘는 전력으로 전쟁 억제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주한미군의 대화력 전력 증강을 결정한 것은 북한에 확고한 한강 이북 방어 의지를 보임과 동시에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에 호의적인 여론을 형성하려는 전략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국산 차기 다련장인 사거리 80㎞ 천무 시스템 배치가 완료되는 2020년대 초반 동두천의 캠프 케이시에 주둔한 제210 화력여단도 평택으로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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