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7월께 시행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석유제품을 끓여 부피를 팽창시키는 방법으로 정량을 부풀려 판매하던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100달러선이었던 국제유가가 50달러선으로 반 토막 나면서 석유제품가격이 하락했다. 석유제품가는 내렸는데 유가(1,500원 기준)에서 60%가량을 차지하는 유류세는 꿈쩍도 안 해 주유소 업자의 판매마진은 떨어지는 상황. 이 때문에 주유소와 일반대리점 등 석유판매업자의 정량을 속인 석유를 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석유관리원이 정량을 속여 파는 주유소나 일반대리점을 적발한 건수는 유가 하락이 본격화된 지난해 9월 이후 크게 뛰고 있다. 지난해 8월과 9월 정량 미달로 적발된 건수는 각 3건에 불과했지만 △10월 12건 △11월 14건 △12월 5건 등이었다. 사업자가 부피를 늘린 경유 5만원어치를 판매하면 약 800원의 부당 이익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앞으로 인위적으로 열을 가하는 행위를 포함해 부당하게 부피를 증가시켜 판매할 목적으로 영업시설을 개조해 영업하거나 임차하는 경우 곧바로 영업정지조치를 한다. 현행 위험물안전관리법상 과징금이 500만원 이하로 규정돼 실효성이 약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유류에 벤젠·톨루엔·자일렌(BTX) 등의 첨가물을 넣어 만드는 가짜석유 유통 제재도 강화된다. 중간 석유 유통업자인 일반대리점 사업주는 앞으로 유제품 저장시설(탱크)과 유류배송차량(탱크로리)의 50% 이상이 자기 소유인 것을 입증해야 영업을 할 수 있다. 가짜 석유를 유통할 목적으로 일반대리점을 임대해 짧은 기간 가짜 석유를 팔고 폐업하는 이른바 '떴다방' 식 영업을 막으려는 조치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 떨어지는 마진으로 석유 사업자의 불법 영업 유혹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다음달 6일까지 업계의 의견을 들은 뒤 빠르면 7월부터 개정된 시행규칙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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