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당대회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은 '풀뿌리 민주주의'다. 가장 큰 약점인 높은 실업률과 경기둔화 문제는 최대한 숨기고 롬니 후보가 당선되면 일반인의 세금이 늘어날 것이라고 호소하는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1일 아이오와주를 방문해서도 "공화당이 주장하는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는 곧 부자의 세금은 깎고 중산층 세금은 늘린다는 뜻"이라며 "공화당은 우리를 과거로 되돌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 개최방식의 키워드도 단연 풀뿌리 민주주의다. 2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후원금을 노스캐롤라이나주 지역의 지부 확대와 전당대회 참가자 독려용으로 쓰는 것으로 드러났다. 막대한 후원금을 TV광고에 쏟아 붓고 있는 공화당과 달리 대중에게 직접 다가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 개막날짜를 노동절인 3일로 잡은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노동자들을 민주당 전당대회로 끌어들여 모두가 함께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친대중적인 전략의 여파로 노스캐롤라이나의 지난달 민주당 지지 유권자 등록 수는 3만명으로 공화당(2만 3,000명)을 앞섰다. 특히 히스패닉계의 누적 민주당 유권자 등록 수는 2008년 대선 때의 2배인 9만7,000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실업률이 9.6%로 미국 내 최악의 고용상황에 시달리는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오바마가 가져가게 된다는 것은 1승 이상의 의미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에 어떤 연사가 나올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에는 오바마 대통령 부인 미셸 여사와 샌안토니오 주지사인 쥴리언 카스트로가 기조연설자로 나서고 5일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등장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1일부터 아이오와ㆍ콜로라도ㆍ오하이오ㆍ버지니아 등 경합주를 방문하는 이른바 '샬럿으로 가는길'을 수행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5일 샬럿에 도착한 후 6일 밤 8만4,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한다. 지난달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롬니 후보의 지지율이 소폭 올랐으나 여론조사기관마다 초접전을 나타내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전당대회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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