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식목일인 이날은 이 회사 생산직들에게 단협상의 휴일이다. 통상 출근해서 일하고는 했지만 근무 형태는 특근이었고 임금은 휴일 근무에 준하는 할증이 적용됐다.
그러나 이날 현대차와 기아차 공장은 모두 문을 닫았다. 지난달 주간연속2교대를 전격 도입한 후 휴일 특근에 대한 노사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아직까지 특근이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현대ㆍ기아차는 5일에 이어 6일에도 특근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생산직 직원들은 5일부터 7일까지 3일 연휴를 맞게 됐다.
이들 현대ㆍ기아차 생산직 직원에게 3일 연휴는 설날과 추석 및 여름휴가를 제외하면 여간 해서는 맞을 수 없는 드문 일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생산직은 주야2교대로 근무하며 2개조 중 1개 조는 늘 특근을 해왔기에 최대 이틀만을 연속으로 쉴 수 있었다.
현대ㆍ기아차 특근은 한 조는 주말 이틀을 모두 쉬되 다른 한 조는 토요일 오후5시부터 일요일 오전8시까지 일하는 '0+14' 형태로 운영돼왔다. 공급이 부족할 때는 토요일과 일요일 모두 특근하는 일도 많았다.
그러나 현대ㆍ기아차는 지난달 주간연속2교대를 전격 도입하면서 특근 또한 평일과 똑같이 두 개조가 모두 출근해 각각 8시간과 9시간 일하는 '8+9' 형태를 도입하고자 했으나 시급 할증률과 작업속도 등에 대한 노사의 의견이 서로 달라 아직까지 특근이 중단된 상태다.
현대차의 경우 특근 1회에 6,800대가량을 생산한다. 지난달 9ㆍ16ㆍ23ㆍ30일에 이어 이달 5ㆍ6일에 특근을 못하게 됨에 따라 총 4만800대, 금액으로는 8,000억원 이상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는 생산 차질 대수와 금액 규모 밝히기를 꺼리고 있지만 만만치 않은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근로자들의 마음도 편치만은 않다. 지난달 내내 주말 이틀씩을 쉬고 이번주 말 3일 연휴까지 맞이하게 돼 건강이나 가족과의 관계는 크게 좋아졌을지 몰라도 한편으로는 급여가 줄어들고 있는 셈이라 마음 한 쪽은 불편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ㆍ기아차 생산직의 고임금은 고강도의 잔업과 특근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특근을 못하면 노사 모두가 손해"라면서 "관련 협의를 신속히 마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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