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지난 1960년대부터 30여년 만에 산업화를 이룩해 선진국들과 경쟁하는 위치에 도달했으며 정권이 정반대의 세력으로 두번씩이나 바뀌는 정치적 민주화도 이뤄냈다. 이렇게 잘살게 된 민주국가에서 국민들은 미처 성숙한 생활태도, 절도 있는 소비관행을 익히기도 전에 부에 도취해 과소비와 투기, 분별없는 해외여행 등으로 우리 소득수준보다 훨씬 높은 과시 소비행태를 보여왔다. 우리 사회에는 정부도 국민도 턱없이 부풀려진 거품이 가득 차 있는 것 같다. 이제 정부도 국민도 모두 합심해 ‘거품제거운동’을 전개해야겠다. 이것이 내가 주장하는 국가구조 조정 운동이다. 아무리 국토가 좁다지만 땅값이 이렇게 비싸면 투자도 국민생활도 어렵다. 국민의 평균생활비, 봉급생활자들의 평균급여, 농업ㆍ서비스업 등의 생산성에 비해 땅값이 너무 비싸다. 땅을 사는 것이 축재의 수단이 된다면 그것은 훌륭한 토지정책도, 경제정책도 아니다. 여기에 세밀한 계산서를 내놓지 못하지만 전국의 땅값은 공시지가를 낮춰서라도 절반 값 이하로 내려가도록 해야 한다. 집값도 한국의 집값은 세계적으로 높다. 고급 직장인들이 10년 모으면 집을 살 수 있어야 한다. 서울시내 집값, 특히 아파트 값은 직장인들이 평생을 모아도 사기 힘들다. 땅값이 싸지면 집값도 내려갈 것이다. 집값도 절반 값 이하로 내려야 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국 물가가 너무 비싸다고 불평이다. 최근 환율 덕에 일본인 관광객이 일시적으로 늘고 있을 뿐이다. 일반 물가도 너무 높다. 식사값도, 호텔 숙박비도 너무 비싸고 골프 그린피가 20만원하는 나라는 아마 지구상에 없을 것이다. 우리 생활주변에는 걷어내야 할 거품이 너무 많다. 부쩍 줄여야 한다. 그러나 국민의 소비생활은 정부가 솔선수범해 선도해야 한다. 중앙정부 청사를 비롯한 지방정부 청사들은 세계 최고 명품경쟁이라도 하는 것 같다. 청사만이 아니다. 모든 것이 너무 풍성해 보인다. 한방울 한방울이 국민의 피라고 인식한다면 재고해야 할 게 너무 많을 것이다. 예산 당국자들은 정부 예산과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모두 원단위 분석을 해서 새로 짜는 자세로 재편성해야 한다. 국가의 보조금을 통칭 눈먼 돈이라고 한다. 예산 보조를 꼭 해야 하는 단체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정부의 일을 훼방하고 국민 생활에 부담을 주는 단체 조직에도 정부의 보조금이 지급된다면 그것은 국민을 적대시하는 정책으로 비칠 수 있다. 세율도 높다. 법인세도 소득세도 너무 높아 경제활동을 하면 할수록 세금압박을 느낀다. 외국인들이 알뜰히 모은 돈을 가지고 한국에 와서 투자하고 경제활동을 하려는 의욕을 갖기 어렵다고 본다. 5%씩 절약하고 고용 늘려야
나는 5% 룰을 제창한다. 우리 어려운 근로자들도 자기가 받는 월급의 5%를 사양하고 생활수준을 그만큼 절약하자. 기업인들도 5%만큼 고용을 늘리자. 남는 인력을 세계 시장 방방곡곡에 세일즈맨으로 파견하자. 세계 각국이 다 어렵다고 하지만 기본적인 수요는 있기 마련이다. 요즘 같은 고환율하에서 한국상품은 어디 가나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근로자들과 기업계가 이렇게 나오면 정부도 소득세와 법인세를 5%씩 인하해주고 정부기구를 축소해 정부지출을 절약해야 한다. 이렇게 고통을 분담하고 국민이 하나된 마음으로 손잡고 나가면 아무리 어려운 경제난이라도 능히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65년 전 남의 지배를 받으며 억압 받던 우리 민족, 이제 우리는 자주독립국가다. 우리가 주인이고 우리가 지켜야 한다. 위에 예를 몇 가지만 들었지만 우리 주변에 끼어 있는 거품들을 모두가 솔선해서 걷어내보자. 정부가 이를 선언하고 앞장 서면 우리 국민은 따라갈 것이다. 국민의 뜻만 모으면 그것이 3ㆍ1만세 운동이고 새마을운동이다. 이번 경제불황이 끝나는 날 대한민국이 세계1등 국가가 된다는 희망과 확신을 가지고 모두 팔을 걷어붙이고 파이팅을 외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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