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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가 농부를 소재로 그린 그림 가운데 최고의 완성도를 가진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추수 중에 휴식'이다. 이 그림에는 '룻과 보아스'라는 부제가 따른다. 룻과 보아스는 구약성서 룻기에 등장하는 인물로 남편을 잃고도 지극 정성으로 시어머니를 모시던 룻에게 감동해 아내로 맞은 대지주 보아스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진다. 맨 왼쪽에 푸른 옷을 입은 여인이 룻, 그녀에게 일꾼들과 함께 앉아서 쉬라고 이끄는 남자가 보아스다. 밀레는 실제 농부를 모델로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세를 관찰한 다음 이들이 겹쳐진 모습을 철저하게 계산해 그렸다. 이 한 점을 위해 50여점 이상 습작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밀한 사전작업 덕분인지, 아니면 성서 속 이야기라는 전통적 주제와 구도를 다뤘기 때문인지 밀레는 이 그림을 통해 처음으로 살롱전에서 2등을 수상했다. 밀레가 그간 선보였던 화가로서의 재능과 사실주의에 대한 그의 애호, 그리고 19세기 프랑스 풍경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농부의 일상이 결합돼 탄생했기에 이 작품은 '밀레의 4대 걸작' 중 하나로 꼽힌다.
△'밀레, 모더니즘의 탄생(Millet, Barbizon & Fontainebleau)'전은 오는 5월10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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