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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4일 오후 발표한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에서 전쟁과 무관한 세대에게 사죄를 계속할 숙명을 지워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는 지난 전쟁에서의 행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현해왔다"며 '과거형'으로 사죄를 언급하는 데 그쳤다.
전후 70년을 맞아 발표된 일본 총리의 담화가 진정성 있는 반성과 사죄를 담기는커녕 교묘한 책임회피와 자기 합리화로 점철된 왜곡된 역사인식을 드러냄에 따라 일본과 한국·중국 간 갈등의 골이 한층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총리는 이날 각의(국무회의)를 거쳐 오후6시 기자회견에서 직접 담화를 발표했다. 그는 담화에서 과거 일본이 반성과 사죄의 뜻을 표현해왔다며 "이러한 역대 내각의 입장에는 앞으로도 흔들림이 없다"고 말해 직접적인 사죄를 피했다.
또 침략전쟁에 대해 "구미 국가들이 식민지 경제를 둘러싼 경제 블록화를 진전시키면서 일본 경제가 많은 타격을 입었다"며 "그에 따른 고립감이 높아지면서 일본은 외교적·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렸고 이를 힘으로 해결하려 했다"고 설명해 전쟁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한일 병합의 전초가 된 러일전쟁에 대해서는 "식민지지배하의 많은 아시아·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용기를 줬다"고 미화하기까지 했다. 식민지 지배와 침략도 일본의 행동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특히 담화는 "일본에서는 전후에 태어난 세대가 지금 인구의 80%를 넘겼다"며 "그 전쟁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우리 아이와 손자, 그 뒤 세대의 아이들에게 사죄를 계속할 숙명을 지워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전장의 그늘에서 명예와 존엄에 상처 받은 여성들이 있었다"며 사실상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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