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22ㆍ한화)이 하루에만 11타를 줄이는 신들린 감각을 과시했다.
유소연은 3일 호주 퀸즐랜드주 골드코스트의 로열파인스 리조트(파72ㆍ5,954m)에서 벌어진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시즌 개막전 RACV 호주 여자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버디 12개, 보기 1개로 11언더파 61타를 적어냈다.
첫날 6언더파 66타 공동 2위로 출발했던 유소연은 중간합계 17언더파 127타로 가볍게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단독 2위 크리스텔 보엘욘(네덜란드ㆍ13언더파 131타)과의 격차도 4타로 넉넉한 편이다.
2번홀(파4) 보기로 출발한 유소연은 이후 5홀 연속 버디로 신바람을 낸 뒤 후반에도 4홀 연속 버디 등으로 화끈한 ‘버디쇼’를 펼쳤다. 전반에 5타를 줄이고 후반에 다시 6타를 줄인 것. 웬만한 선수가 이틀에 걸쳐 줄일 타수를 하루에 다 줄이며 지난해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 챔피언의 위엄을 스코어로 보여줬다.
유소연이 적어낸 61타는 지난 2003년 파라다이스 여자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전미정이 세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소타 기록과 동률이다. 국내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18홀 버디 수로는 12개로 당시 전미정(11개)보다 많은 신기록이다. 이번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뛰어드는 유소연은 유럽 투어에서 일찌감치 유쾌한 ‘대형사고’를 치며 시즌 전망을 밝혔다.
세계골프를 통틀어서도 ‘꿈의 타수’로 불릴 만하다. 전세계적으로 남녀를 통틀어 18홀 기준 최저타수는 59타다. 남자는 데이비드 듀발(미국), 스튜어트 애플비(호주) 등 5명이 기록했고 여자는 ‘원조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1명이 2001년 세웠다.
한편 전날 7언더파 단독 선두로 나섰던 이보미(24ㆍ정관장)는 3타를 줄여 중간합계 10언더파 공동 3위에 자리했고 서희경(26ㆍ하이트)은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7언더파 공동 9위로 떨어졌다.
또 ‘무서운 10대’ 알렉시스 톰슨(17ㆍ미국)과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4ㆍ한국명 고보경)는 각각 7언더파 공동 9위, 5언더파 공동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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