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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脫 원전정책은 시기상조


원전이 사면초가로 내몰렸다. 비리 문제 등으로 원전 가동에 차질을 빚으면서 차제에 전력 생산에서 원전 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가 하면 원전 가동 중단에 따른 피해를 한국수력원자력이 떠안아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안전이 최우선돼야 하는 원전에서 원자재 납품과 관련해 비리가 불거진 것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일이다. 검찰의 수사를 통해 비리구조를 발본색원하고 신뢰할 수 있는 원전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원전의 중요성을 폄하하거나 원전 자체를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원전의 필요성은 얼마나 경제적이고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고 비리 문제는 운영상의 잘못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납품을 비롯해 운영 면에서 드러난 문제를 개선해야지 원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견강부회(牽强附會)다.

비리는 원전자체 아닌 운영상 문제

에너지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원자력 발전은 필수적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킬로와트(kW)당 발전 원가를 보면 석탄이 66원, 액화천연가스(LNG)가 210원인데 원전은 39원에 불과하다. 최근 신재생에너지가 강조되지만 규모를 늘리고 경제성을 확보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 더구나 우리의 산업은 단기간 에너지를 절약하기 어려운 에너지 다소비형 구조로 돼 있다.

원전의 가동 중단에 따른 피해를 한수원이 부담하라는 한국전력의 요구는 원전의 경제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정부가 전격적으로 원전 3기의 가동 중단을 명하자 한전은 발전단가가 5배 이상 비싼 LNG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입했고 그 결과 9,600억원을 추가로 부담하게 된 것이다. 만약 현재의 전력가격을 전제로 원전을 LPG 발전으로 대체할 때 추가비용은 11조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원전이 없을 때 경제적 부담이 얼마나 큰지를 짐작게 한다.



원전의 가동 중단에 따른 피해와 그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검토가 있어야 한다. 정부는 한꺼번에 3기의 원전 가동을 중단시키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는데 과연 여름철 전력 피크를 앞두고 그처럼 과격한 조치를 내릴 정도였는지에 대해 여러 가지 회의적인 의견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이 같은 조치로 대외적으로 우리나라 원전의 신인도가 추락하고 원전 수출길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반면 일본 원전 수출은 약진하는 상황이다.

무차별 '원전때리기' 피해자는 국민

현재 겪는 전력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길은 하루빨리 원전의 가동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원전의 비중을 낮춰야 한다거나 탈원전 운운하는 일각의 주장은 에너지 자원이 거의 없는 우리 현실에 맞지 않은 무책임한 발상이다. 새삼스레 전력수급계획을 공급 확대에서 수요 관리로 전환한다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미 10년 전부터 펴온 수요 관리 위주의 정책이 지금의 전력 부족 사태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수요 관리를 통해 전력 수요를 줄일 수 있다는 오판과 무모하게 예비율을 낮춘 결과 현재의 전력 공급능력 부족을 초래하게 된 것이다.

일본 후쿠시마 사태는 원전의 안전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거듭 일깨워준다. 그러나 발전시설을 풀가동해도 전력 예비율 면에서 안심할 수 없는 우리 실정에서 전력 예비율이 30~70%에 달하는 일본ㆍ독일 등과 비교해 전력 생산의 30% 이상을 담당하는 원전이 없어도 된다는 식의 주장하는 것은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주장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 환경 문제, 에너지 안보, 전력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원전이 최선의 대안이다. 원전의 안전성을 확고히 다지면서 전력 생산에서 원전의 비중의 현재 30%에서 59%로 높이기로 돼 있는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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