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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3월 29일] 박재승의 무책임한 '정시 퇴근'

[기자의 눈/3월 29일] 박재승의 무책임한 '정시 퇴근' 정치부 민병권 기자 newsroom@sed.co.kr “총선은 공천으로 시작해 공천으로 끝납니다. 그런데 공천이 끝나 후보들이 확정됐는데도 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니….” 통합민주당의 한 당직자가 기자와 대화를 나누던 중 던진 하소연이다. 총선 판세가 민주당 지도부가 그렸던 대로 움직이기는커녕 여전히 10%대에서 꼼짝하고 있지 않은 탓이다. 기자는 이른바 ‘박재승 효과’에 끌려다닌 공천 전략 실패를 고전의 주 원인으로 꼽는다. 민주당 지도부는 계파의 이해관계를 벗어난 국민 공천을 하겠다는 취지로 박재승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공천심사위원장으로 영입해 쇄신의 칼자루을 맡겼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기성 정치권에 병적인 불신감을 드러낸 채 당직자들이 전하는 선거구 현장 상황에 귀를 닫았다. 대신 서류심사와 여론조사 등에 과도하게 의지하는 탁상공천으로 경쟁력 있는 예비 후보들을 줄줄이 희생시켰다. 그 결과 당선이 불투명한 경합지역은 여전히 경합지역으로 남아 있고 그나마 우세했던 일부 지역마저 경합지로 전락했다. 특히 호남에서는 그가 표방한‘30% 물갈이 공천’에 반발한 유력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텃밭이나 다름없는 7~9곳의 지역구 당선을 자신할 수 없게 됐다. 지난 27~28일 민주당이 밝힌 자체 판세 점검에서도 245개 선거구 중 민주당이 우세를 점하는 곳은 29곳에 불과하고 이 중 비(非)호남권은 5곳에 그쳤다. 박 위원장이 포퓰리즘 공천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는 동안 민주당 후보들은 지역구 현장에서 찬바람을 맞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그는 일부 후보들의 지원 유세 요청에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 자제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가 말한 ‘오해’라는 것은 자신이 정치적 야심을 갖고 있다는 오해를 말하는 것인지 모른다. 기자는 오히려 박 위원장이 정치에 나서라고 말하고 싶다. 그의 인기는 민주당 유망주들을 사지로 몰아넣은 대가로 얻은 자산이다. 그렇다면 그 자산은 견제 야당 건설의 대의를 만드는 데 재투자돼야 한다. 기업 회생을 위해 영입 된 외부 경영인이 직원만 잔뜩 구조조정 해놓고 혼자만 스톡옵션 차익을 챙겨 떠난다면 모양새가 어떨 것인가. 다들 잔업으로 ‘야근’하는데 혼자만 공심위 업무가 끝났다고 ‘정시 퇴근’하려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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