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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3사 이통 제휴할인 축소… 담합 아닌 공개적 합의 밝혀
경쟁법 법리 1인자 김은미
검사·공정위 거친 장용석 등 내로라하는 전문가 영입
송무팀과 협력 사후대응서 사전 리스크관리까지 철저
국내 프랜차이즈 제빵회사인 A사는 지난해 담합 사건에 연루돼 곤욕을 치렀다. A사를 비롯한 제빵 3사가 2006년 이동통신사 제휴할인율을 10% 이하로 축소한 행위를 공정거래위원회가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할인율 축소가 더 싼 가격에 빵을 살 수 있는 소비자의 기회를 뺏어갔다고 판단했다. A사도 할 말은 있었다. 당시 합의는 대한제과협회가 "제휴할인율이 최대 50%에 이르러 동네 빵집이 다 죽는다"고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이뤄져서다. 그럼에도 상황은 기업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제빵 3사 가운데 하나인 B사가 과징금 면제를 노리고 자진신고를 해버린 데다 공정위도 '혐의가 인정된다'며 심결 사안으로 올린 것이다. 공정위 심결 사안으로 오른 사건은 무혐의가 나오는 경우가 1~2%에 불과한 터라 A사의 고민이 컸다.
이때 법무법인 바른의 공정거래팀이 A사의 대리인으로 나섰다. 바른은 지난 2006년 제빵 3사의 가격 합의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동반성장 차원에서 당시 언론에도 나왔을 만큼 공개적으로 이뤄진 합의를 담합으로 보는 건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를 담합으로 처벌하면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개입해 대기업의 가격 인하 등을 이끌어내는 행위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른의 적극적인 대응에 힘입어 A사는 불리한 상황을 딛고 무혐의 결정을 받았다.
바른은 형사·민사 소송 등 송무 분야에서 국내 최고 경쟁력을 갖춘 로펌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각종 전문 영역과 자문 분야까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경쟁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공정거래 법무다. 공정거래팀장을 맡고 있는 장용석 변호사는 "최근 정부가 시장거래 질서 확립을 강조하면서 공정거래 분야 자문·송무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며 "공정위·검찰 등의 제재에 대한 대응은 물론 사전적인 리스크 관리까지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공정거래팀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정거래팀은 최근 해당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전문가를 다수 영입했다. 지난해 7월 바른의 일원이 된 김은미 변호사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경쟁법 법리의 1인자로 통한다. 김 변호사는 2009~2014년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공정위 심판관리관(국장급)으로 근무한 이력을 갖고 있다. 5년간 3,000건을 웃도는 불공정거래 사건이 그의 손을 거쳤다. 지난해 김 변호사와 함께 영입한 양명석 미국변호사는 미국 포드자동차 엔지니어를 거쳐 삼성물산·삼성증권 법무실장으로 활약한 기업 법무 전문가다.
2012년부터 공정거래팀을 이끌고 있는 장용석 변호사는 법무부와 서울지방검찰청 특수부 등을 거친 검사 출신으로 법조인 최초로 공정위 상임위원을 역임했다. 2008년엔 청와대 민정1비서관을 맡기도 했다. 또 김상준 고문은 33년간 행정부처에서 공직생활을 했으며 공정위 경력만 21년을 자랑한다. 현재 공정거래팀에는 변호사 8명을 비롯해 총 11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바른은 앞으로도 최고 전문가를 꾸준히 확보할 계획이다.
바른은 공정거래팀을 본격적으로 육성하면서 의미 있는 결과물을 속속 내놓았다. 제빵 3사 담합 사건을 비롯해 올 초 홈쇼핑업체의 '수수료 갑질' 사건, 천연가스 주배관 건설공사 입찰담합 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맡아 무혐의, 과징금 감경 등의 성과를 거뒀다. 또 각종 기업관련 형사 사건에서는 바른의 강점인 송무팀 변호사들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법적 제재나 분쟁에 대한 해결뿐만 아니라 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자율준수 프로그램(Compliance Program)'을 제공하는 것도 바른 공정거래팀의 주요 업무로 꼽힌다. 바른의 자율준수 프로그램은 기업들이 불공정거래 사건에 휘말리지 않도록 법적 리스크를 줄이고 예방책을 마련해주는 서비스다. 지난해 국내 굴지의 대기업 두 곳에 3개월에 걸쳐 자율준수 프로그램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공정거래팀의 한정현 변호사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 공정거래 분야에서 법적 이슈가 생길 때 발 빠르게 해결·예방책을 모색해 주고 있다"고 전했다.
바른은 앞으로 국내 시장에만 안주하지 않고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최근 해외로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이 현지에서 법규 위반으로 제재를 받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는 터라 이들이 불필요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양명석 미국변호사는 "해외진출 기업은 현지 국가의 공정거래 분야 법리나 문화에 대한 이해가 낮아 필요 이상으로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바른이 이런 기업들의 '해외 법무팀' 역할을 맡아 법적 분쟁 전반에 대해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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