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은 13일 국회에서 간담회 형식으로 여야 정보위원들에게 이같은 대북 관련 사안을 보고했다. 김광림 국회 정보위원장은 “국정원이 정보위에서 현영철이 4월30일경 비밀리에 숙청됐다고 보고해왔다”며 “북한이 지난 4월말 현영철을 평양 순안구역 소재 강건종합군관학교 사격장에서 고사포총으로 총살했다는 첩보도 입수됐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현영철은 지난달 27일, 28일 양일간 진행된 모란봉 악단 공연에는 모습을 드러냈지만 30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가한 군 훈련 일꾼대회에는 불참하는 등 이후 공개석상에서 사라졌다.
국정원은 현영철의 숙청 사유에 대해 ▲김정은에 대한 불만 표출 ▲김정은 지시에 태만하는 등 수차례 불이행 ▲김정은 주재 훈련일꾼대회에서 조는 모습을 보이는 등 불충스러운 모습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밖에 현영철이 ‘반역죄’로 처형됐다는 첩보도 입수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림 위원장은 국정원 보고를 인용, “현재 정황으로는 모방 가능성보다는 불경 및 불충(이 숙청 원인)”이라며 “이른바 ‘유일 영도 10대 원칙’에 있는 김정은의 권위훼손, 당 방침 지시집행 태만, 동상이몽 양봉은위(겉으로 모시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위해)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 숙청 사유는 앞으로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영철의 숙청은 과거 총참모장이었던 이용호나 당의 행정부장이었던 장성택 처형 때와는 달리, 당 정치국 결정이나 재판 진행절차 여부의 발표 없이 체포된 지 3일 내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현영철 처형은 장교 수백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영철은 우리나라로 치면 국방부장관 격이다.
국정원은 이에 대해 “이번 사건이 김정은의 핵심 간부에 대한 불신감이 심화되고 있고 절차를 무시한 채 숙청하는 등 ‘공포통치’의 정도가 높아지고 있고 간부들 사이에서도 내심 김정은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정원은 이날 보고에서 북한이 현영철 외에 최근 6개월 동안 국방위 설계국장 마원춘, 총참모부 작전국장 변인선, 당 재정경리부장 한광상 등 김정은을 가까이서 보좌했던 핵심 인물들 역시 숙청 또는 처벌했다고 밝혔다.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가 독살됐다는 외신 보도와 관련해서는 국정원은 “근거 없는 얘기”라며 “올해 초인 1월에 평양에서 김경희가 치료받았다는 첩보가 있다”고 부인했다. 이어 “현재 김경희에 대한 이상 징후는 발견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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