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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말하기다. 말하기를 잘하려면 원어민과 얘기하는 게 제일 좋지만 기회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그에 버금가는 방법이 요즘 학교나 지방자치단체 등 여러 곳에서 주최하는 영어 말하기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다.
영어 말하기 대회는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듣는 사람에게 내용을 제대로 전달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 배운 내용을 보다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준비과정에서 영어 작문부터 억양ㆍ발음까지 집중 훈련이 가능해 영어 말하기에 대한 올바른 습관과 자신감을 기를 수 있다. 영어 말하기 대회를 계기로 영어 말하기 공부를 제대로 하고 좋은 결과도 얻을 수 있는 대비법을 알아보자.
◇사회문제에 관심 갖는 것으로 시작=영어 말하기 대회의 주제는 무궁무진하다. 국제기구ㆍ국가기관ㆍ비영리단체 등이 주최하는 말하기 대회의 주제는 사회문제 해결과 관계되는 것이 많다. 예를 들어 지난달 열렸던 유엔 협회 후원 '글로벌 리더십 경연대회'의 말하기 주제는 생태계 파괴를 막아야 하는 이유와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아이디어 서술이었다.
자주 등장하는 또 다른 주제로는 빈부 격차, 남녀 평등, 커뮤니케이션 방식 등이 있다. 이런 주제는 국가영어능력평가(NEAT)의 쓰기 영역에도 등장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평소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놓으면 도움이 된다.
영어 말하기 대회의 주제가 자유선정이라면 과연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자녀의 영어 말하기 대회 원고를 학부모가 직접 써주는 경우도 많지만 이럴 경우 자녀의 나이에 맞지 않는 지나치게 어려운 어휘나 긴 문장이 들어갈 확률이 높다. 수준에 맞지 않는 발표문은 결국 부자연스러운 말하기로 이어진다. 저학년일수록 아이의 눈높이에서 일상에 초점을 맞춘 주제와 어휘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이라면 반복이 들어가서 자연스럽게 운율이 생기는 '자작시'라거나 상상력을 많이 발휘한 '미래의 모습', 본인의 현재 취미와 연결한 거창한 '나의 꿈', 재미있는 '나의 가족소개' 등이 흥미로운 발표 주제가 될 수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그 이상의 학생들 또한 본인과 주변에 관련된 주제는 언제나 좋은 주제다. 여기에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사회적인 이슈를 내용에 넣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인터넷에 떠다니는 식상한 내용이 아니라 학생만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가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어른들의 생각을 깨는 학생다운 발상이 있는 발표가 청중과 심사위원의 호감을 얻을 수 있다. 강은정 정철어학원주니어 도곡캠퍼스 원장은 "자신의 생각을 영어로 얼마나 잘 표현할 수 있는지가 심사 포인트"라며 "다양한 배경지식은 물론 사고력과 어휘 구사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색 복장ㆍ도구로 청중 사로잡자=무대에 홀로 서서 청중의 관심과 집중을 이끌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말하기 자체도 중요하지만 듣는 이들의 주의를 집중시킬 수 있는 도구도 필요하다. 교내 영어 말하기 대회와 같은 소규모 대회에서는 발표 형식이나 차림이 비교적 자유롭다. 이런 대회에서는 다른 발표자들과 차별화될 수 있게 주제에 맞는 의상이나 도구를 활용하거나 관련자료, 직접 찍은 사진 등 시각적인 자료를 활용해보자. 지난달 한 영어교육업체가 주관한 영어 말하기 대회에 참가한 한 학생은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종목인 야구에 대해 소개했다. 좋아하는 야구선수의 이름이 적힌 옷을 입고 야구공과 야구글러브를 가지고 등장한 학생은 발표 내용에 맞춰 뒤로 돌아 등번호를 보여주기도 하고 야구공을 던졌다 받는 행동을 취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렇듯 완벽한 주제로 발표문을 작성하고 의상이나 도구까지 철저하게 준비했다 하더라도 무대에 올라가서 머릿속이 백지장이 되거나 뻣뻣한 자세로 글을 읽어 내린다면 모든 것이 헛수고로 돌아간다. 일단 발표문과 발표 콘셉트가 정해졌다면 남은 것은 끊임없는 실전 연습과 마인드 컨트롤이다. 발표 내용을 잊지 않도록 발표문의 주제와 내용 등 전체 흐름을 머릿속에 새겨두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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