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반의 경착륙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상승 국면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중국물류구매연합회(CFLP) 자료를 인용해 지난 3월 제조구매관리지수(PMI)가 53.1로 전월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1년 3월(53.4) 이후 최고치로 PMI는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3월 지표가 전월(51)보다 낮은 50.8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PMI는 매월 말일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생산ㆍ수출ㆍ주문 증 주요 경영지표 실적 전망에 대해 설문조사한 내용을 지표화한 것으로 지표가 50을 넘으면 경기가 확장 국면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부지표별로 보면 생산지수가 전월보다 1.4포인트 상승한 55.2를 기록했고 신규 주문지수도 무려 4.1포인트 오른 55.1을 보이는 등 수출ㆍ수입지수 등 거의 모든 항목에서 경기가 상승 국면을 띠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조업 경기에 대한 이 같은 낙관적인 분석은 중국의 1~2월 제조업 이익이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고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면서 경착륙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제기된 것이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당국의 재정ㆍ통화긴축 조치와 해외경기 악화로 올 1ㆍ4분기 경기가 불안했지만 1ㆍ4분기나 2ㆍ4분기를 저점으로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중국 흥업은행의 루정웨이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성장률이 1ㆍ4분기에 저점을 찍고 2ㆍ4분기에 소폭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HSBC가 발표한 중국의 3월 PMI는 48.3으로 5개월 연속 50을 밑돌아 대조를 이뤘다. HSBC지수는 지난해 11월 47.7을 기록하며 50 밑으로 떨어진 후 소폭 상승세를 보이며 올 2월 49.6까지 올라갔으나 이번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처럼 제조업 경기의 판단 지표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것은 중국 당국이 발표하는 PMI의 경우 대형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조사가 이뤄지는 반면 HSBC는 민간 중소기업을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영기업 경기는 호전되고 있지만 민간 중소기업 경기는 악화하는 현상이 지표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중국의 민간 중소기업은 수출 경기 악화와 당국의 통화긴축 정책으로 자금줄이 막히면서 경영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중소기업에 대한 각종 세금 우대, 지하금융 양성화를 통한 정상적인 중기 자금 공급 확대책 등을 추진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