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사학연금법 개정은 여야 간 특별한 협상이 필요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어떤 조건도 없이 여야가 합의해서 법을 통과 시킬 수 있도록 야당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사학연금법이 공무원연금법과 연동되도록 돼 있기 때문에 과거에도 공무원연금법을 개정할 때 사학연금법 개정을 동시에 했다”면서 개정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방침은 지난 국회에서 야당의 연계처리 요구에 합의해줬다가 논란을 일으킨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성사시키기 위해 야당의 국회법 개정 요구를 들어줬지만 당청갈등은 물론 친박과 비박 간의 당내갈등에까지 휘말렸다. 야당과의 협상을 주도한 유 원내대표는 사퇴압박에 시달리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번에는 사학연금 개정을 다른 문제와 연계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비슷한 일이 또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사학연금법 개정의 쟁점을 국가와 법인이 연기금에 부담하는 분담비율이라 주장하고 있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강기정 새정연 정책위의장은 “현재 국가가 2.883%, 법인이 4.117%를 부담하고 있는데 이걸 얼마로 할지 정부가 입장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인과 국가의 분담비율에 합의해주는 것을 지렛대 삼아 다른 문제와 사학연금 개정을 연계시킬 여지가 남아있는 셈이다.
사학연금과 관련된 논의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가 중심이 돼 진행될 전망이다. 유 원내대표는 “사학연금법을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중심이 돼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는 “교문위에 여야 간사와 교문위원들이 공동으로 개정안을 발의해서 통과시키는 것이 정치 혼란을 줄이는 방법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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