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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딛고 훌륭한 인권변호사 될래요

1급 지체 장애 강보라씨 서울대 로스쿨 합격<br>"힘들다고 불가능한 건 아냐"

"힘들다고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분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015학년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특별전형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강보라(29·사진)씨는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1급 지체장애인이다.

그동안 서울대 로스쿨에 일반전형으로 장애인이 더러 입학했으나 정작 장애인을 포함한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뽑는 특별전형에 장애인이 합격한 것은 처음이다. 강씨는 "합격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니 앞으로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씨는 5살 때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후 줄곧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했다.

그는 기업 법무팀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따라 어릴 때부터 법원 방청을 다니며 자연스럽게 법조인을 꿈꿨고 재수 끝에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다.

막연히 법조인을 지망했지만 본격적으로 장애인을 대변하는 인권변호사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대학 진학 후.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장애인으로서 여러 어려움을 겪은 것이 계기였다.

강씨는 "학원에 다니려 해도 강의실에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접근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심지어 '환불해줄 테니 강의 듣지 말고 알아서 공부하라'며 퇴짜를 놓은 곳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법 공부 자체도 힘든데 공부보다 힘든 것이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지 못하는 환경과 제도라는 것을 그때 새삼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9년부터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강씨는 지난해 2차 시험에 탈락한 후 로스쿨로 진로를 돌렸다. 로스쿨 준비를 하면서 법대생 7명과 함께 참가한 서울대 인권센터 주최 인권연구 공모전에서 서울시내 지하철역의 장애인 이동권 실태를 연구해 1등을 하기도 했다.

10년째 서울대에 다니는 강씨는 "친구들이 많이 도와준 덕분에 무사히 학교생활을 했다"며 "시설이 불편한 건물에서 수업을 들을 때는 200㎏짜리 전동휠체어를 4명이 들고 옮겨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애를 딛고 공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장애인 권익신장에 힘을 보태는 변호사가 되겠다"며 "사명감에만 의지하지 않고 공고한 시스템에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인권변호사의 지속가능한 모델도 연구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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