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출신의 승려이자 평화운동가인 틱낫한(87)은 아흔에 가까운 노구에도 여전히 전 세계 수많은 이들을 만나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베트남 전쟁 당시 죽어가는 생명을 구하기 위해 세계를 돌며 반전 연설과 평화 운동을 이끌었던 그는 1967년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추천으로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오늘날 달라이 라마와 더불어 전 세계에서 존경 받는 불교 수행자이자 영적 스승으로 손꼽히는 틱낫한의 저서 두 권이 연이어 독자를 찾는다. 하나는'두려움'(fear)이란 핵심어를 통해 지혜로운 가르침과 함께 우리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고, 다른 하나는 붓다(석가)의 가르침 가운데 가장 중심적인 개념인'중도'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오늘도 두려움 없이'에서는 늘 삶의 어귀마다 자리하고 있는'두려움'을 헤쳐나가는 해법을 전한다. 오늘날 우리 대부분은 시간에 떠밀려 살고 있다. 아침에 나가 밤 늦게 집에 돌아와 잠 들 때까지,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깊이 자각하고 들여다 본 시간이 얼마나 될까. 때로는 자신을 멀찌감치 떨어져 바라보며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는 고통과 두려움, 불안을 객관적으로 들여다 보는 시간이 필요함에도 그럴 시간조차 쉽게 허락하지 않는 게 대다수 우리들의 모습이다. 시간이 흘러 외형상 어른이 됐지만, 여전히 마음 속에는 어린아이가 숨어 살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다. 틱낫한은'알아차리기'에서 모든 두려움과 고통이 해소된다고 강조한다. 그는"때로는 자신의 호흡에 오롯이 집중하고, 좋은 감정·두려움 등을 단계적으로 알아차리며'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 의식을 깊이 들여다 보는 것만으로도 삶의 폭풍우를 통과하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중도란 무엇인가'에서는 붓다의 가르침 중 하나인 '중도'에 대해 보다 명쾌한 정의를 내린다.'중도'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이분법적 견해 사이의 중간도 아니고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다는 것도 아니다. 저자는"자신이 소유한 것을 하나씩 버리는'무소유'처럼 자신이 지니고 있는 극단적인 견해들을 하나씩 버리는 것이 '중도'"라고 말한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자신의 생각이나 관념, 가치관에 따라 사실을 다르게 보거나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어느 한 측면에서의 견해일 뿐이다. 틱낫한은 자신의 의견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모든 사물과 현상을 인과 법칙에 따라'있는 그대로'바라보는 것에서 진정한'중도'의 씨앗이 싹 튼다고 강조한다. 각각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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