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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칼럼] 사회의 정직성 회복을 위해

지난 2005년은 우리 과학계에 액체 추진 로켓 개발, 와이브로 국제표준 채택, DNA B/Z 전환 규명, 50나노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 등 수많은 수확을 가져다준 해이기도 하나, 또한 서울대학교 조사위원회가 밝힌 황우석 교수 논문조작 사건으로 우리나라 과학계의 부끄러움을 온 세계에 드러내기도 한 해이기도 하다. 현재 진행 중인 검찰수사에서 여러 관련 사실들이 모두 명확하게 밝혀지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논문조작·표절, 상처만 남겨 그러나 이미 알려진 논문조작은 어느 학계에서나 절대로 용납돼서는 안될 일이지만 오로지 추구하는 진리의 진실만을 규명해야 하는 과학계에서는 더더욱 있어서는 안되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었다. 이는 비록 실험에 앞서간 지나친 의욕의 결과라 할지라도 오늘도 실험실에서 불을 밝히고 묵묵히 실험에 열중하는 수많은 동료 과학자들을 배신하는 행위임은 물론이고 난치병의 치료를 간절히 기다리는 온 세계 환자들의 기대를 무참하게 저버리는 일로서 우리나라 과학계가 세계에 앞서가기를 기원하는 온 국민의 간절한 소망마저 저버린 무책임하고도 부도덕한 행위이다. 이와 같은 일로 인해 매우 고무됐던 국내 생명과학기술인들의 의욕과 사기에 커다란 상처를 주었음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과학기술인들의 학문적 해외진출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최근 스웨덴의 모든 한국 과학자들과의 접촉금지 결정 등으로 가시화되기 시작한 것도 매우 염려되는 일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적극적인 논문조작보다 그 부정직 정도는 덜 할지 몰라도 광범위하게 전학계에 만연하고 있는 논문표절과 기업성 논문 매매 등은 인터넷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그 발생 빈도가 날로 증가하고 있어 국내외를 불문하고 더욱 심각한 현상의 하나이다. 알려진 대로 2001년 국내 교수 3인의 캐나다 논문표절, 2004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방문연구원의 네이처 논문표절 등 국제적 사건들은 물론이고 석ㆍ박사 학위논문 대필 및 판매사건 등 국내 학계의 표절 폐해는 매우 우려되는 심각한 수준이다. 또한 요즈음 초ㆍ중ㆍ고등학생들이 제출하는 모든 숙제물 작성에 인터넷이 크게 기여하고 있음은 여러 가지로 바람직한 일이기는 하나 우려되는 것은 이들 학생이 본인들의 창의적 재구성 없이 모두 인터넷 짜깁기만 한다는 사실에 있다. 더욱 심각한 사실은 이들 학생 대부분이 적정한 참고문헌 주석표시를 하지 않으면 표절이 된다는 사실조차도 아예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간혹 참고문헌을 밝히는 학생에게 선생님에 따라서는 인터넷에서 베꼈다고 대학입시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고등학교의 수행평가 점수를 감점하기도 한다는 학부형들의 불만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이와 같은 학계의 논문조작ㆍ매매ㆍ표절, 대학시험에 만연된 커닝, 그리고 초ㆍ중ㆍ고등학생들의 인터넷 숙제물 표절 등 황 교수 논문조작에 이르기까지의 이 모든 부정직한 일들이 과연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는 단지 학계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 사회의 정치ㆍ경제ㆍ언론 등 모든 분야가 공동으로 안고 가고 있는 총체적 정직성 결여 때문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우리 사회 모두의 정직성 회복만이 이들 문제의 기본적 해결책이 될 것이다. 인터넷 윤리교육등 대책 필요 이와 같은 문제의 구조적 해결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구체적 해결책을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현대 컴퓨터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필수 교육과정의 하나로서 초ㆍ중ㆍ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에게 인터넷 윤리과목을 교육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학생 본인들에게는 물론이고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무분별한 인터넷 사용을 방지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이들이 숙제물이나 논문표절의 비윤리성을 어려서부터 교육받아 온전한 성품의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게 돼 아름답고 행복한 사회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가능하면 국가가 지정하는 부서의 특별 컴퓨터 서버에 모든 과제물ㆍ보고서ㆍ논문 등을 제출과 동시에 저장해 관련자 모두가 검색할 수 있도록 한다. 만일 요즈음 개발돼 실용화 단계에 이르고 있는 표절검색 소프트웨어를 적극 활용해 이와 같은 검색을 가능하게 한다면 이들 자료의 활용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음은 물론이고 표절사고 자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돼 선진 과학한국의 미래가 밝게 보장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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