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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김씨 왕국' 북한

김동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전 남파공작원, 북한학박사


최근 북한 김정은의 건강이상과 관련한 문제가 국제사회의 뜨거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갓 30대에 들어선 젊은 지도자가 다리를 절고 1개월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으니 관심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김정은의 건강에 관심을 갖는 근본적인 이유는 북한정권의 운명과 직결되는 그의 절대적 위치다. 이는 북한이 인민(국민)의 나라가 아닌 김정은을 위시하는 왕조체제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사회주의 이상 실종, 권력세습만 남아

그런데 현재 한국 사회의 중추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386세대의 상당수가 북한에 대해 모르거나 알아도 애써 부정하려는 것이 바로 북한이 김씨 왕조체제라고 하는 부분이다. 북한은 이미 '김정은의 나라'가 된 지 오래인데 아직도 북한을 '인민의 나라, 사회주의 지상천국'으로 인식하고 있는 이들이 386세대에 적지 않은 듯하다.

물론 김정일이 후계자로 내정되기 전인 지난 1960년대까지는 김일성에 대한 우상화 부분만 제외하면 386세대가 알고 있는 대로 북한이 비교적 사회주의 체제의 모습을 갖추고 있던, 그런대로 인민들이 살 만한 나라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김정일이 후계자로 내정된 후 북한은 사회주의 이론에도 없는 세습을 정당화하기 위해 억지 논리를 만들어내고 우상화 작업에 매달리면서 사회주의의 본래 모습이 심각하게 훼손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신으로 만들기 위한 정치적 이벤트에만 열중하고 정작 인민들을 배불리 먹이고 행복하게 살게 해주는 경제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설상가상으로 1990년대에 들어 소련과 동구권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되자 북한은 최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공산국가들과의 물물교환으로 그나마 유지되던 외부와의 교역과 그에 의존하던 경제가 붕괴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정한 인민의 지도자라면 가장 먼저 인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겠지만 김정일은 그보다 자신의 권력유지가 우선이었다. 김정일에게는 백성들의 먹는 문제 해결을 위해 체제유지를 위협하는 개혁개방을 하는 것보다 김씨 일족이 부귀영화를 누리며 대대로 권력을 세습하는 김씨 왕조체제 유지가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386세대 변질된 북한 현실 직시해야

사실 사회주의가 자본주의에 비해 근본적으로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바로 국가가 인민의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취한 대표적 복지제도가 바로 배급체제다. 그래서 김일성도 생전에 '인민정권은 인민들의 호주'라며 '인민들에게 쌀밥에 고깃국을 먹이겠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했던 것이다.

그런데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인민들의 생명을 책임지겠다며 도입했던 식량 배급체제가 붕괴됐다. 그로 인해 김정일만 '하늘처럼' 믿고 살던 수십·수백만의 백성들은 앉아서 굶어 죽는 끔찍한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이렇게 백성들이 굶어 죽을 때 김정일과 그 일족은 북한에서도 제일 산 좋고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에 수십 개의 별장을 지어놓고 세상의 산해진미(山海眞味)를 다 먹으면서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았다. 이런 사실은 김정일의 요리사로 일했던 일본인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그대로다.

386세대에게 묻고 싶다. 이래도 북한을 수령의 나라, 김씨 왕국이 아닌 인민의 나라, 사회주의 지상천국으로 믿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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