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하면서 정보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번 카드사들의 정보유출 사태가 잘 보여준다. 앞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기관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정보를 관리하는 기관들이 특히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은 정보의 정확성이다.
그런 점에서 금융투자업계의 대표적인 정보관리 기관인 한국예탁결제원의 허술한 정보관리 수준은 실망스럽다. 예탁원은 최근 지난해 주가연계증권(ELS) 총 발행액이 45조6,800억원으로 전년(47조5,356억원) 대비 3.8% 감소했다고 밝혔다. 얼마 뒤 동양증권은 지난 2013년 ELS 총 발행액이 45조5,935억원으로 전년(45조4,448억원) 대비 0.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어느 쪽이 맞는 것일까. 통계자료의 수집방법과 기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을 대하는 예탁원의 접근 자세다. 예탁원에 문의한 결과 돌아온 답변은 실망스러웠다. 예탁원은 차이가 있는지 파악조차 못했고 왜 그런지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동양증권과 달리 예탁원은 통계청이 지정한 증권정보 관리기관이다. 정보의 대표성이 더 크다. 동양증권은 2008년부터 ELS 통계자료를 발표하고 있으며 예탁원은 2009년부터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예탁원이 뒤늦게 관련 자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면 최소한 다른 기관에서 관련 통계를 내는 곳이 있는지, 예탁원의 방식과 차이가 있는지 정도는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
현재 ELS 관련 통계의 경우 예탁원보다 동양증권이 더 수준 높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예탁원의 경우 기초자산별로 발행액이 집계가 안 되는 반면 동양증권은 기초자산별 발행액은 물론 증권사별 발행액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상황이 이러한데 정부가 인증한 정보관리 기관이라는 이유로 기자가 예탁원의 통계를 신뢰하고 쓸 마음이 생길까.
예탁원은 지난해 세이브로라는 통계 사이트를 야심 차게 선보였다. 당시 예탁원 관계자는 유료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연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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