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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양안과 남북, 그리고 통일


새해 벽두에 치러진 대만 총통선거는 당초 박빙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국민당 마잉주 현 총통의 안정적 승리로 막을 내렸다. 선거전 후반으로 갈수록 마 총통의 '하나의 중국'이냐, 아니면 민진당 차이잉원 후보의 '대만 주권론'이냐는 구호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세 대결을 벌이며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80만표 차 이상의 마 총통 압승이었다. 타이베이에서 만난 학자와 정치 평론가들은 대만인들이 통일에 대한 불안감보다는 마 총통이 지난 2008년 집권 이후 추진했던 양안 교류와 경제통합에 따른 현실적 혜택에 손을 들어줬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타이베이에서 본 중국과 대만은 마치 하나가 된 듯 가까워져 있었다. 베이징에서 비행기가 이륙한 뒤 3시간 만에 타이베이에 도착했다. 일주일에 500여편 이상 운행되는 양안 항공편 중 하나다. 휴대전화를 켜니 자동 로밍으로 대만 통신망에 접속됐다. 타이베이 시내 웬만한 호텔이나 백화점, 주요 상점과 식당은 위안화를 직접 받았다. 고궁박물관이나 명소로 자리잡은 타이베이 101 빌딩은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지난해만 184만명의 중국 관광객이 대만을 찾았다.

이같이 활발한 양안 교류는 마 총통 집권 이후 진행된 것이다. 항공ㆍ선박ㆍ통신 등 이른바 3통 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자유무역협정격인 ECFA(경제협력기본협정)를 체결해 양안 경제통합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대만 해외투자의 80%가 중국에 집중됐다. 국민당 지지자이든 민진당 지지자이든 양안의 경제통합은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됐다는 게 전문가는 물론 대다수 일반 시민들의 반응이다.



불가역적으로 흐르는 양안 교류와 통합을 지켜보면서 한반도의 남북 관계가 반사적으로 떠오른다. 양안은 당장 미국이 끼어있는 동북아 안보구도상 통일이 힘들다는 것을 알고 통일 불가, 대만 독립 불가, 무력사용 불가라는 이른바 3불 정책을 구사하면서도 '하나의 중국'이라는 대원칙하에 전략적으로 실질적인 통합을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남북 관계는 단절의 빙하기를 맞고 있다. 마 총통은 대선 전일 외신 기자회견에서 양안교류 확대가 중국으로의 정치 복속 우려를 낳고 있다는 질문에 "양안 교류는 서로의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평화와 통합을 추구하는 과정이며 통일은 지금 논의할 게재가 아니다"고 대답했다. 남북도 통일과 비핵화라는 명분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먼저 실질적인 교류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통합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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