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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7월27일] 대서양 해저케이블

1866년 7월27일, 안개 깔린 트리니티항. 거대한 배 한 척이 나타났다. 몰려든 사람들은 세계 최대의 증기범선 그레이트 이스턴호(2만2,000톤) 측면부터 살폈다. 케이블은 무사했다. 대서양 해저 케이블이 성공적으로 가설됐음에도 언론의 반응은 시큰둥. 학습효과 탓이다. 이전까지 대서양 횡단 케이블 가설 시도는 모두 네 차례. 1858년 8월 3차 시도가 성공, 국가적 축제 분위기에 빠졌지만 곧 먹통이 돼버려 해저 케이블은 불신과 실망의 상징이던 상황이었다. 의구심은 바로 풀렸다. 전송속도가 이전보다 50배나 빨랐기 때문. 마침 두 달 뒤에는 4차 시도에서 끊어진 케이블까지 건져올렸다. 속도는 더 빨라졌다. 파산 위기의 전신회사도 살아났다. 문제는 돈. 20단어당 100달러라는 기본요금은 노동자의 반년치 봉급을 웃돌았다. 단어당 추가요금 5달러에 미국 정부조차 ‘전신료를 감당할 돈이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1867년 알래스카 매입 교섭 때 러시아가 1,833개 단어로 구성된 문서를 착신자 부담으로 전송하는 통에 미 국무부는 4만2,000달러를 물었다. 가격을 낮춰준 것은 공급. 회선이 6개로 늘어난 1923년 단어당 전송요금은 25센트로 떨어졌다. ‘빅토리아 시대의 웹망’ 해저 케이블은 1871년 인도양과 태평양으로 번졌다. 결과는 세계 경제의 통합 가속화. 정보의 실시간 공유로 런던금융시장과 동조화 과정을 밟게 된 월스트리트의 규모도 커졌다. 돈을 들인 해저 케이블이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메커니즘은 여전하다. 전신 케이블보다 1만배 빠른 광섬유를 가설하려는 각국의 투자가 한창이다. 우리나라의 누적 투자액은 약 4,800억원. 미국은 최근 10년간 44억달러를 바다에 깔았다. ‘정보=국가 경쟁력’이라는 인식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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