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는 중국 물가가 '돼지고기'라는 복병을 만났다. 계절적 요인에 따른 수요증가에 비해 올 여름 40도가 넘는 사상유례 없는 폭염으로 돼지 사육이 어려워 공급이 줄어든 탓에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돼지고기는 중국 물가구성에서 3%의 비중을 차지한다.
CNBC는 28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fAML) 보고서를 인용해 "급격한 돼지고기 가격상승이 현재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중국 물가에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관계당국이 발표한 통계치에 따르면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 5월 이후 두 달 동안 10% 올랐다. 특히 최저점이었던 5월 둘째주에 비해서는 13%나 급등했다.
중국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돼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3%다.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돼지고기를 즐겨왔으며 경제성장에 따른 가처분소득이 증가하면서 소비량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돼지의 절반 이상을 중국인들이 소비하고 있다.
메릴린치는 "7월 말 현재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대비 3% 정도 높은 수준이지만 최근 수급불일치로 오름세가 가팔라져 상승률이 10%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돼지고기 가격이 10% 오르면 소비자물가지수(CPI)를 30베이시스포인트(1bp=0.01%)가량 끌어올릴 수 있다고 메릴린치는 분석했다. 중국 정부의 물가목표치는 연 3%. 중국의 CPI 상승률은 지난달 2.7%를 기록했고 올 들어 2월(3.2%)을 제외하곤 2%대의 안정적 흐름을 유지해왔다.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면 중국 정부의 물가상승률 목표를 지키기 어려워질 수 있다.
중국은 2007~2008년, 2010~2011년에도 돼지고기 가격 급등으로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린 경험이 있다. 특히 2011년에는 돼지고기 가격 급등으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3%를 넘어섰었다. 중국 정부는 당시 돼지 사육두수를 늘리기 위해 축산농가에 총 25억위안 규모의 보조금을 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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