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의 주원료인 고급 밀 가격이 수급불안 우려로 하루 만에 20%나 폭등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밀을 비롯해 옥수수ㆍ설탕 등 농산물 가격마저 급등, ‘애그플레이션(agflation)’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미국 미니애폴리스 곡물거래소(MGE)에서 북미산 봄밀 가격이 전일 대비 20%(3.89달러) 오른 부셸당 23.15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밀 가격 급등은 세계 주요 수출국 가운데 하나인 카자흐스탄의 수출제한 및 관세부과 방침에 따른 것이다. 기상악화에 따른 작황부진으로 수급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공급부족을 우려한 투기적 수요가 대거 몰리며 가격을 끌어올렸다. 특히 이번 조치는 러시아와 아르헨티나의 밀수출 규제조치에 이은 것으로 가뜩이나 부족한 국제 밀 공급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봄밀 가격은 올 들어 배 이상 올랐으며 지난해 이후 네 배 이상 상승해 전세계적인 식품 가격 인플레이션의 요인이 되고 있다. 밀 공급 부족을 우려한 사재기도 밀 가격을 끌어올리는 또 다른 요인이 됐다. 이라크와 터키는 재고를 채우기 위해 밀 수입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으며 중국도 곧 이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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