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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서 70억 날린 中企사장, 중국집 종업원 전락
입력2010-05-03 16:04:41
수정
2010.05.03 16:04:41
윤종열 기자
도박에 빠져 전재산 70억원을 카지노에서 탕진해 중소기업 사장에서 중국음식점 종업원으로 전락한 50대가 이번에는 해외 원정도박을 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3일 경기경찰청 외사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지방의 모 중국음식점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나모(56)씨가 ‘도박중독자’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 것은 10년 전.
경기도 화성에서 종업원 20여명을 둔 화학약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던 나씨는 지난 2000년 10월 말 강원도 정선에 강원랜드 카지노가 개장한 지 사흘 후 이곳을 찾았다가 일명 ‘바카라’ 도박에 빠져들었다.
호기심에 구경 삼아 카지노에 갔다가 하루 만에 바카라 게임으로 3,000만원을 잃었고 이때부터 돌이킬 수 없는 ‘도박인생’이 시작됐다. 그는 본전 생각에 다음날 5,000만원을 밑천 삼아 카지노를 다시 찾았지만 5~6시간 만에 이 돈마저 모두 날려버렸다. 이후 몇 달간 오전10시에 카지노가 문을 열면 다음날 오전6시 폐장할 때까지 하루 20시간을 꼬박 도박만 했다.
도박에 빠지기 전부터 심장병을 앓아 입원 치료를 받아온 아내는 그가 카지노에 발을 들여놓은 지 1년 만에 세상을 떠났다.
나씨는 아내를 잃고 나서도 매달 강원랜드를 찾았고 거래처에서 대금으로 준 어음도 카지노 근처에서 현금으로 바꿔 도박을 했다. 이렇게 카지노를 드나든 지 5~6년 만에 그는 회사와 서울 여의도동 집을 포함해 전재산 70억원을 날리고 ‘빈털터리’가 됐다.
그는 결국 자살 시도까지 했다. 강원랜드 인근에 얻은 집에서 옷걸이에 목을 맸는데 옷걸이 기둥이 하중을 못 견디고 부서졌다. 약국을 돌며 수면제 120여알을 사 모으기도 했다. 호텔 방에서 농약을 마셨지만 호텔 직원에게 발견돼 살아났다.
우여곡절을 겪은 나씨는 지난해 2월부터 지방의 중국음식점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다 최근 필리핀으로 여행을 갔다.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현지 카지노에 들렀다. 경찰은 3일 나씨 등 필리핀 원정도박사범 31명을 상습도박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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