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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535일 무정부 정국 마침표

정치권 연립 정부 구성 합의

세계에서 최장기간 무정부 상태를 유지해 온 벨기에가 마침내 연립 정부 구성에 합의하며 무정부 정국에 마침표를 찍었다. 1일 AFP 통신은 지난 535일간 무정부 상태를 지속해 온 벨기에 정치권이 엘리오 디 뤼포 사회당 당수가 이끄는 연립 정부 구성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어권(왈로니아)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당과 네덜란드어권(플레미시)을 기반으로 하는 자유당 등이 이날 연정 구성에 합의했으며 주말쯤 새 내각을 구성해 5일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디 뤼포가 총리직에 오르면 벨기에에서는 30년만에 프랑스어권 총리가 탄생한다. 인구 1,100만에 불과한 벨기에는 프랑스어권인 남부 왈로니아 지역과 네덜란드어를 쓰는 북부 플랑드르 지역간 뿌리깊은 반목으로 극심한 내홍을 겪어왔다. 특히 지난해 6월 열린 총선에서 극우 성향의 신플레미시동맹이 1당이 되면서 무정부 상태로 들어섰다. 벨기에는 압도적 지지를 받는 정당이 없어 보통 총선을 치른 후 4~7개의 정당이 연립 정부를 구성하지만 신플레미시동맹이 사회당과의 연정 협상 과정에서 "가난한 남부를 위해 더 이상 세금을 안 낼 것"이라며 북부 독립운동을 주장해 연정 협상이 결렬되고 말았다. 이후 벨기에는 전임 총리인 이브 르테름 총리를 수반으로 한 임시내각으로 지금까지 정부를 꾸려왔다. 하지만 무정부 상태가 지속되면서 정치권 리스크가 고조되고 막대한 국가 채무로 신용도가 추락하면서 지난 달 26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13년만에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당하고 말았다. 위기의식을 느낀 벨기에 정치권은 신용등급 강등 이후 곧바로 2012년 긴축예산안 마련에 합의했고 연립정부 구성에 박차를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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