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3라운드가 벌어진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의 스코츠데일TPC(파71ㆍ7,216야드)에는 무려 17만3,210명이 입장했다고 투어 측이 밝혔다. 이 대회 셋째 날 갤러리로는 최다였던 2008년의 18만802명을 갈아치운 ‘구름 인파’가 몰려들었다.
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곳은 역시 이 대회 ‘명물’인 16번홀(파3ㆍ162야드)이었다. 2만여 명을 수용하는 스탠드로 둘러싸여 콜로세움, 둥지 등의 별명을 가진 이 홀은 맥주에 취한 구경꾼들이 과격한 응원을 펼쳐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홀로 통한다. 환호와 야유가 뒤섞이고 선수들이 플레이 하는 도중에도 야구장처럼 소란스러운 ‘골프관전 에티켓의 예외구역’이다.
이날 16번홀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 주인공은 버바 왓슨과 벤 크레인(이상 미국)이었다. 지난해 리키 파울러(미국) 등과 함께 결성한 힙합그룹 ‘골프 보이스’의 코믹 뮤직 비디오로 인기를 모았던 왓슨과 크레인은 티잉그라운드에서 랩을 선보여 갤러리를 열광시켰다. 크레인은 뮤직 비디오 소품인 헬멧을 쓰고 나왔고 왓슨은 스탠드를 돌며 준비해온 모자를 나눠주기도 했다.
알렉스 클라크 대회조직위원장은 ESPN과 인터뷰에서 “16번홀은 이 대회의 상징”이라면서 “주류 판매에 대한 기준을 업자들에게 교육하고 과도한 음주에 대한 단속도 진행하는 등 안전 문제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재미교포 존 허(22)는 이틀째 공동 3위 자리를 지켜 지난주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공동 6위)에 이어 연속 ‘톱10’ 입상을 바라보게 됐다. 이날 2타를 줄인 존 허는 중간합계 10언더파 202타를 기록, 선두 스펜서 레빈(미국ㆍ17언더파)에는 7타 뒤졌다. 레빈은 2위 웹 심슨(미국ㆍ11언더파)에 6타 앞서 생애 첫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팬 서비스에 나섰던 왓슨은 존 허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노승열(21ㆍ타이틀리스트)은 공동 19위(6언더파), 케빈 나(29)와 강성훈(25ㆍ신한금융그룹)은 각각 공동 23위(5언더파)와 공동 31위(4언더파)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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