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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민주화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하이메 신(76) 추기경이 21일 선종했다. 신 추기경의 대변인 훈 세스콘 신부는 “오랫동안 질병을 앓아온 신 추기경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저녁 고열로 병원에 입원, 21일 오전6시15분 선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신 추기경은 중국계 상인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11세 때 신학교에 입학하면서 종교인의 길을 걸어왔으며 2003년 11월 마닐라 대주교 자리에서 은퇴한 뒤 지난 몇 년간 신장질환과 당뇨병 등의 질환에 시달려왔다. 신 추기경은 종교를 뛰어넘어 현실 정치에서 독재와 부정부패에 반대, 86년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를 축출시킨 ‘피플파워’ 혁명의 선봉에 섰다. 반독재 평화시위로 유명한 이 혁명은 전세계적인 독재정권 퇴진의 서곡에 해당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어 2001년에는 조셉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을 부패와 실정을 이유로 퇴임시키는 것에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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