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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거… 파행… FTA, 국회에 갇히다

野 비준안 강행처리 반발… 외통위 위원장석 빼앗아<br>美는 속전속결 처리 불구… 韓 정치권 다툼에 제자리

김종훈(왼쪽)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18일 파행을 보이는 국회 외통위원회에 참석해 여야 간 설전을 무거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박서강기자

미국 국회는 여야 합의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을 처리했으나 한국 국회는 여야 다툼에 가로막혀 한미 FTA 처리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18일에는 급기야 야당 의원들이 한미 FTA 비준안 강행처리를 반대하며 국회를 점거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야당 의원들의 점거사태는 지난 2008년 한미 FTA 비준안의 국회 상임위 통과과정에서 발생한 '외통위 해머 사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전9시30분께 외통위 소속인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과 같은 당 이정희 의원은 각각 법안심사소위 위원장석, 외통위원장석을 기습 점거했다. 이번 점거에는 정동영ㆍ유선호 민주당 의원과 강기갑ㆍ권영길ㆍ홍희덕 민노당 의원, 진보신당 출신 무소속의 조승수 의원 등이 나섰다. 이들의 실력저지에 따라 이날 오전10시로 예정됐던 법안심사소위는 열리지 못했고 결국 한미 FTA 비준안은 남경필 외통위원장(한나라당)의 요청으로 소위를 건너뛰어 곧바로 전체회의로 넘겨졌다. 하지만 오후2시로 예정됐던 전체회의 역시 야당 의원들의 점거로 다시 파행됐다. 위원장석을 빼앗긴 남 위원장이 마이크를 잡고 회의를 진행했지만 여야 의원 간 설전만 오간 채 논의는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한미 FTA 강행처리 반대를 구호로 내건 야당 의원들은 여당이 단독으로 비준안 처리에 나설 경우 실력저지를 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미 FTA의 독소조항을 제거해 양국 간 이익균형을 바로잡고 농수산업ㆍ중소기업 피해대책을 철저히 마련하기 전에는 (비준안)이 통과될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부동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달 내 처리를 공언하고 있어 한미 FTA 비준안을 둘러싼 양측의 일촉즉발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한미 FTA 비준안을 이번 재보궐선거가 끝나고 10월께는 꼭 처리하고자 한다"며 "(야당의 실력저지에 대해) 물리력으로 하면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외통위는 20ㆍ21일 끝장토론을 다시 하기로 했으며 불충분하다고 판단될 경우 토론을 더 실시할지 여부를 협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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