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가이트너, 타당성 적극적으로 옹호 나서<br>"中등 환율 평가절하가 불균형 심화시켜" 비판도
| 버냉키 FRB 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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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이트너 美 재무장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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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융통화정책을 총괄하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2차 양적완화의 타당성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이들은 또 중국 등 신흥국의 인위적인 환율 평가절하가 세계경제의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주 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주최 콘퍼런스에 참석해 "세계경제의 회복을 뒷받침하고 미 달러화 가치를 지지하는 경제적 기초를 유지하는 최상의 방법은 미국이 물가안정 속에 활력 있는 성장세를 회복하도록 하는 정책을 펴는 것"이라고 2차 양적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더딘 경제성장과 1% 수준에 머무는 물가, 10%에 육박하는 실업률 등을 감안할 때 FRB는 양적완화에 나설 수밖에 없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수백만 명이 향후 몇 년간 실직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FRB의 양적완화 조치와 더불어 연방정부 차원에서 재정지출이 뒷받침될 수 있도록 의회가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버냉키 의장은 중국 등 신흥국 환율에 대해 이례적으로 직접적인 표현을 동원해가며 비판했다. 그는 "신흥국들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중국과 여타 신흥국은 인위적으로 자국 통화가치를 낮게 유지해 세계경제 안정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도 지난 19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백악관은 공화당이 FRB의 두 가지 목표를 인플레이션 억제라는 단일목표로 줄이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할 것"이라며 양적완화 옹호에 나섰다. FRB는 현재 의회로부터 완전고용ㆍ물가안정 등 두 가지 목표를 부여 받았지만 중간선거 이후 공화당은 양적완화가 실업을 해소하는 데 도움은 되지 않은 채 인플레이션만 부추길 것이라며 FRB가 물가에만 신경을 쓰도록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그는 중국에 대해서도 "좀 더 빠른 속도로 자국통화 절상을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도 양적완화 조치를 비난하는 중국과 독일, 미국 공화당을 '불황의 축(axis of depression)'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 "무역흑자에 익숙해 있던 중국과 독일은 FRB의 이번 조치가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고 미국 상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양적완화를 겨냥한 공화당의 비난은 "경기회복을 위한 FRB의 모든 조치에 반대하는 정치공세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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