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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등 켜진 신분당선

엉터리 수요예측으로 눈덩이 적자<br>운행 2년만에 2,000억 손실

신분당선 차량들이 분당 차량기지에서 출발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2011년 12월 개통된 신분당선은 주변 개발계획의 연기 등으로 운행 2년 만에 적자누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놓였다. /서울경제DB

국내 건설업체 등 민간자본이 참여한 신분당선 전철이 운행 2년여 만에 파산위기에 몰렸다. 경기침체 여파로 노선연장과 역세권 개발계획이 줄줄이 지연되면서 승객수요가 당초 예상치보다 턱없이 적어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신분당선주식회사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두산건설 등 민간자본 참여로 설립된 신분당선주식회사는 지난 2011년 12월20일 운행된 지 1년 만인 2012년 말 현재 누적손실 금액이 1,341억원에 달한다. 이는 신분당선 자본금(2,123억원)의 63%에 해당한다.

신분당선은 2005년 5월 회사설립 이후 5년여의 준비기간에 모두 262억원의 순손실을 본 데 이어 운행 첫 해인 2011년에는 205억원의 적자를 냈고 이듬해에는 874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해가 갈수록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신분당선은 올해도 1,000억원 안팎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신분당선 관계자는 "승객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턱없이 부족한데다 정부로부터 재정지원도 받지 못하게 되면서 적자가 커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최악의 경우 내년 이후 파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분당선에 이렇게 적자가 쌓인 것은 당초 수요예측이 완전히 빗나갔기 때문이다. 신분당선은 2011년 말 개통하면 비슷한 시기에 성남~여주선이 완공되면서 환승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부 예산부족으로 착공이 늦어진데다 완공시점도 2015년에서 1~2년 더 연기되면서 예상을 빗나갔다. 판교 알파돔 개발사업이 지연된 점도 승객수요 부진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신분당선의 승객수요가 당초 예상치의 50%에도 못 미치면서 최소운임수입보장(MRG)도 적용되지 않아 정부 지원마저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수요가 당초 예상에 못 미치더라도 50%는 넘어야 지원 대상이 되는데 신분당선은 수요가 너무 적어 여기에 미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신분당선 투자자들은 승객이 매년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을 믿고 2005년 총 1조7,000억원을 들여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이제 원금회수는커녕 자본잠식을 걱정해야 할 상황에 몰렸다.



여기에다 65세 이상 노인의 무임승차 비율이 20%대에 육박하면서 가뜩이나 열악한 수익구조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 기본수요 부족에 무임승차 비율까지 높아지면서 신분당선의 사업수익은 당초 예상의 37~40% 수준을 밑도는 최악의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분당선 관계자는 "현수준에서는 도저히 수익을 맞추기 어렵다"며 "내년까지는 버텨보겠지만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최후의 수단으로 파산을 선언하고 정부가 운영권을 되사 가도록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신분당선 지분구조를 보면 두산건설이 지분율 29%로 최대주주이고 대림산업(9.7%), 대우건설(9.71%), 동부건설(4.8%), 포스코건설(4.8%) 등이 들어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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